[인터뷰] 조아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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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아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01.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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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아연을 만났다. 실력 있는 루키가 다수 등장해 시즌 내내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아연은 유독 눈에 띈다. 시드 순위전 1위로 올라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올해 그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아주 많다. 

2018년 2월,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여자아마추어대회에서 조아연과 처음 만났다. 대중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은 국가 대표 선수 한 명이 에디터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미소 때문이었다. 당시 한 라운드만 치러도 웬만한 아마추어 골퍼는 녹다운될 정도로 뜨거운 날씨였지만 조아연은 밝게 웃으며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몇 번 홀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린에서 막 홀아웃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자 밝게 웃으며 묵례를 했다. 아직 앳된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씩씩하게 다음 홀 티잉 그라운드로 향하는 그의 뒤를 자석에 끌리듯 따라갔다. 그때부터 서너 홀을 따라가며 유심히 플레이를 지켜봤다. 그때 속으로 ‘이름처럼 아이언을 참 잘 다루는구나’라고 생각하며 혼자 피식 웃었다. 

1년이 지나갈 때쯤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누며 그의 눈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여전히 매력적인 눈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에게 다시 한번 빠져들고 말았다. 가식적이지 않고 사심 없는 조아연의 미소는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엄청난 마력을 지니고 있다.

***

내가 골프를 처음 시작한 건 여섯 살 때다. 너무 어려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기억이 확실히 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골프를 하는 매 순간이 모두 즐거웠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골프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사실 이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어느 순간 나는 골프 클럽을 휘두르고 있었고 다른 스포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나는 ‘기왕이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기왕이면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 ‘기왕이면 선수처럼 열심히 연습에 임하자’, ‘기왕이면 골프를 진지하게 대해 보자’.  

물론 골프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다. 중학교 2학년(2014년) 때 볼이 잘 맞지 않았다. 어느 순간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더니 다른 것도 다 그랬다. 성적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했고 골프가 무척 어려운 운동이라는 걸 실감했다. 하지만 그때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2014년은 슬픈 일과 기쁜 일이 동시에 일어난 해다. 초반에는 제대로 스윙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러다 중반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성적이 나아졌다. 국가 대표 선발전에 가까스로 나갔는데 결국 1위에 오르며 태극 마크를 달았다. 힘든 시기를 겪고 대표에 발탁된 것이기 때문에 무척 기뻤다.   

이런 경우가 4년 후인 2018년에도 있었다. 한 해를 시작하며 세운 목표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발전에서 떨어지며 좌절감을 맛봤다. 대신 아일랜드에서 열린 월드아마추어팀챔피언십에 참가해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그 특전으로 KLPGA 준회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회원이 됐다. 역시 같은 해에 슬픈 일과 행복한 일이 동시에 찾아왔다.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부모님은 항상 옆에서 내 편이 되어 주었다. 물론 아시안게임 출전은 물거품이 됐지만 세계선수권이라는 또 다른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잘하면 된다고 위로하셨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아직 기회가 있으니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원래 내 성격은 말도 많고 활발한 편이다. 그리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필드에서 나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만약 연속으로 오비를 낸다면 바로 또 다른 볼을 꺼낼 것이다. 워터해저드나 벙커를 가까스로 넘겨야 하는 상황이라도 결코 돌아가거나 끊어 가는 법은 없다. 볼이 놓인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열 번 중 열 번 모두 그린을 바로 노린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승현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나와는 정반대다.   

나는 어릴 때(이건 순전히 어린 마음에 비롯된 것이었다)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는 것보다 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물론 어떤 선수의 플레이를 배워 보고 싶다거나 외모가 정말 멋있다고 느낀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 선수의 삶을 닮고 싶다거나 그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다시 변명을 좀 하자면, 실력이 뛰어난 선수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선수가 없어서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어린 마음에서 싹튼 생각이 더 커다랗게 자라 어느 순간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나는 차분한 스윙이 아닌 거친 스윙을 구사한다. 리듬이 조금만 달라져도 공이 이상한 곳으로 날아간다. 그래서 리듬만은 꼭 생각하면서 플레이한다. 연습할 때 음악 대신 메트로놈을 틀어 놓는다. 항상 같은 템포의 스윙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4번 볼은 쓰지 않았다. 그냥 불길하다는 이유였다. 4번 볼은 연습 라운드 때 사용하고 나머지 숫자의 볼은 대회 때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에 문제가 발생했다. 연습 라운드 때 스코어가 더 좋다는 게 문제다. 대회 때는 그렇게 안 맞을 수가 없다. 결국 볼 탓은 절대 아니란 걸 알았다.(웃음) 요즘엔 대회 때도 가끔 4번 볼을 사용한다.    

시드 순위전에서 1위를 하고 프로로서 베트남에서 열린 KLPGA투어 2019 시즌 첫 대회에 참가했다. 공동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아마추어 때도 프로 대회에 가끔 참가했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대회가 끝나고 성적에 따른 보답을 상금으로 받는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이다.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는 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일단 거론된다는 것 자체는 고마운 일이다. 사실 올해는 신인상 후보가 많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을 지목해서 그 선수만 이기면 상을 받을 것 같다고 말하는 게 무척 어렵다. 그 선수를 제쳐도 다른 선수가 나보다 앞선다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정말 상투적이지만 신인상 후보에 오른 모든 선수가 경쟁 상대다.   

욕심? 당연히 신인상은 올해 목표이기 때문에 욕심난다. 일단 컷 탈락 없이 대회를 치르는 게 그 어느 목표보다 우선한다. 예선을 떨어지지 않고 꾸준한 성적이 계속해서 나오면 신인상에 서서히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자신 있는 것 중 하나가 체력이다. 평소 혼자서도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한다. 빡빡한 투어 스케줄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신없이 1년이 지나가면 좋겠다. 정신이 없다는 건 그만큼 성적이 좋다는 뜻일 테니까.   

나는 아이언 샷에 자신이 있다. 아이언을 잡으면 ‘이게 홀 옆에 붙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실수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쇼트 아이언과 미들 아이언은 모두 자신 있다.

시간이 나면 컬러링 북을 펼쳐 든다. 인쇄된 그림에 색을 채워 넣는 일종의 색칠 놀이(?)와 같은 것이다. 심리 치료에도 쓰인다고 하던데 나는 평소에도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나중에 내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제는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별개로 옷을 고르는 소질은 없다는 것. 어머니는 내가 고른 옷이 촌스럽다며 절대 못 입고 나가게 한다.   

주니어 선수 시절에는 필드에서 가끔 혼자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골프장에 가면 경사진 면을 맞고 볼이 바깥으로 튀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절대 그런 각도로는 볼이 튕겨 나가지 않는데도 말이다. 물론 경험도 없고 판단력도 뛰어날 때가 아니라서 그랬을 테지만 그런 상상은 꽤 재미있는 나만의 놀이였다.   

평소 나는 잘 웃는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내 장점이다. 힘든 일이 있어도 티를 잘 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고스란히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수해도 웃고 있으니 주위에서는 속이 터진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일단 실수가 나오면 무조건 그것을 잊어버리려고만 한다. 그 실수를 분석하지 않는다. 결국 같은 실수가 반복해서 나온다.   

활발한 게 단점이라고 해서 굳이 꼭 그걸 고치고 싶지는 않다. 모든 대회에 충실하게 임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활발한 성격을 지닌 선수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내가 하는 행동이 웃겨서라도 기분 좋게 한번 웃을 수 있는, 그런 긍정 에너지를 전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조아연 
나이 : 19세 
신장 : 166cm 
학력 : 대전전민초-대전체중-대전방통고 3학년 재학 중 
소속 :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후원 : 볼빅, PXG, 메디힐, 태안모터스(아우디), 나이키골프  
성적 : 월드아마추어팀챔피언십 개인전 금메달, 2019 KLPGA투어 시드 순위전 1위, 효성챔피언십 공동 6위(이상 2018년)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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