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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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의 유래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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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는 왜 생겼으며 어떤 말에서 유래한 것일까?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져 봤을 궁금증이다. 여러 가설을 모아 정리해 봤다. 

캐디가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자료를 뒤져 보고 골프 역사 전문가에게 연락을 취해 봐도 돌아오는 답변은 비슷하다. 언제나 정확하지 않다는 단서가 붙는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설이 있다. 결국 힘세고 우기기 잘하는 쪽이 정답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기원전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다는 설부터 로마 시대나 고대 중국의 공놀이에서 이어져 내려온다는 설도 있지 않든가. 에디터가 20년 전 외국의 한 도서관에서 본 자료에 의하면 중국 전쟁터에서 병사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적장의 머리를 베어 차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있었다. 

어떤 스포츠든 크게 다르지 않다. 유래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을 달리한다. 골프는 어떤가. 600년대(7세기)부터 ‘격구(지금의 폴로와 비슷한 스포츠)’가 열렸다는 내용이 중국 문헌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골프의 시작이 중국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이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고구려 여인(의복으로 유추할 때)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금의 골프 클럽과 비슷한 것을 들고 있는 벽화(다카마쓰 고분)를 일본의 나라현에서 발견했다. 이런 실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증거가 스코틀랜드의 어느 양치기 소년이 막대기로 돌멩이를 때리고 놀면서 골프가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보다 백배는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캐디에 대해 알아보자. 다양한 서적과 호사가 입을 빌리면 ‘최초의 여성 골퍼’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메리 스튜어트(Mary Stuart, 1542~1587년) 스코틀랜드 여왕(왼쪽 일러스트,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피의 메리’와는 다른 인물이다)은 늘 어린 병사를 옆에 두고 시중을 들게 했다. 골프를 할 때도 마찬가지. 프랑스 귀족 출신인 메리 여왕은 그 병사(사관생도)를 프랑스어로 ‘르 카데(Le Cadet)’라고 칭했다. 이것은 ‘형제 중 막내’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후 ‘카디(Cady)’와 ‘캐디(Caddy)’로 변화를 거치고 요즘의 ‘캐디(Caddie)’가 됐다는 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고서에 따르면 18세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물을 배달하는 소년을 가리켜 캐디라고 불렀다. 당시 사람들은 택시 요금과 비슷한 가격으로 이 캐디를 이용했다. 가끔 캐디가 물 대신 골프 클럽을 운반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다양한 물건을 배달하던 소년이 본격적으로 골프 클럽을 골퍼에게 건네는 일을 시작한 게 말이다. 

또 다른 캐디의 유래는 엉뚱하게도 말레이어에서 찾을 수 있다. 말레이어 중 ‘카티(Kati)’는 찻잎의 무게를 가늠하는 단위로 찻잎을 수집하고 운반하는 박스에 인쇄돼 있었다. 이 단어가 동사로 쓰일 때는 ‘무언가를 들고 다니면서 모으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결국 훗날 ‘운반’의 의미로 통용되면서 캐디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는 이도 있다. 

다른 하나는 웨일스어인 ‘카드(Cad)’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다. 14세기에 만들어진 웨일스의 고서 <카드 고데아이(Cad Goddeau)>에서 이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전설적인 마법사가 나무를 움직여 군대와 싸우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카드는 ‘전투’나 ‘테스트’ 등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다. 어떤 연유에서 비롯됐는지 정확하게 명기되어 있지는 않다. 아마도 골프라는 전투에서도 마법을 부려 도움을 주는 이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볼 뿐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구려 여인들이 골프와 비슷한 스포츠를 즐겼다면 신라는? 혹시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화랑’도 프랑스의 사관생도인 ‘르 카데(Le Cadet)’처럼 귀족이 운동할 때 옆에서 시중을 들지는 않았을까. 물론 이건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야’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캐디의 유래에 대해 이런저런 설이 많다 보니 든 엉뚱한 상상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이인세 앤티크 골프 전문가는 “영국에서 공식적으로 ‘캐디’라는 단어가 처음 실린 문헌을 살펴보면 1681년에 요크 지역의 백작 중 한 명이 참가한 경기에서 ‘포어(Fore) 캐디’ 구실을 한 앤드루 딕슨(Andrew Dickson)이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비싼 페더리 볼을 사용했기 때문에 포어 캐디로 소년들을 고용해 볼을 찾는 경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딕슨은 나중에 클럽 제작자가 됐다. 

국내는 1920년대 초반 경성 효창원골프장(9홀)에서 클럽을 들고 다니던 소년들이 그 효시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국 골프계의 전설로 불리는 선수들 중에는 캐디 출신이 많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인 한장상(군자리골프장)을 비롯해 최상호와 박남신(모두 뉴코리아골프장) 그리고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강춘자 수석 부회장(뚝섬골프장)과 고인이 된 구옥희(123골프장) 역시 캐디로 출발한 전설들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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