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박효원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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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박효원의 속내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1.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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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박효원에게 뜻깊다. 투어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고 운 좋게 유러피언투어 티켓까지 얻었다. 세 번의 준우승이란 아쉬운 결과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더 단단해졌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마침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지금의 박효원이 만들어지기까지 그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해졌다.  

운도 실력이다 

우승 후보에 오른 선수들은 이미 실력과 컨디션이 최상이다. 여기서부터는 집중력, 체력, 운이 따라줘야 한다. 특히 2018년 세 차례 2위를 기록했는데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 있었던 건 아니었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 최종일 18위로 출발했다. 그날은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12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앞두고 있었다. 처음으로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 나는 앞바람을 계산해 그린에 볼을 올릴 작정이었다. 하지만 임팩트 순간 뒤바람으로 바뀌며 OB를 내고 만 것. 두 선수는 내 샷을 본 뒤 바로 클럽을 바꿔 들었다. 

대구경북오픈에서는 집중력으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아웃코스 첫 조였고 공동 20위로 출발했다. 10타 가까이 줄여야 우승권에 진입하겠다는 생각에 애초부터 욕심을 버렸다. 그런데 샷이 아주 잘 맞는 게 아닌가. ‘그래, 너 어디까지 가나 보자’라며 플레이에 집중했다. 8타나 줄인 결과 2위에 만족했다.   

준우승, 이제는 덤덤해 

2015년 두 번이나 준우승을 했을 때는 자책도 심했고 아쉬움도 컸다. 주변에서 더 아쉬워하니 그게 더 마음에 걸렸다. 이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한다면 분명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 2위를 했던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는 성적보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아쉬웠다. 마지막 날 15위로 출발해 3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집으로 가기 전 밥을 먹는데 갑자기 연장전을 준비하라고 하더라. 무려 다섯 명이나 연장전에 나갔다. 첫 연장 홀에서 두 명이 버디를 기록해 우승컵의 주인공은 쉽게 결정됐다. 많이 당하다 보니 덤덤해졌다.   

눈물 나는 우승 

A+라이프효담제주오픈에서 덜컥 우승을 했다. 전반 홀을 마치고 후반 홀에 접어들었을 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6홀을 남기고 버디를 기록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내가 선두라고 말했다. 그런데 열 명이 공동 선두라고. 4홀 남겨놓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결국 (이)형준이와 연장전에서 다시 만났다. “또 만났네! 우리 매번 집에도 못 가고 이러고 있네”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3.5m 챔피언 퍼트를 남겨놓고 ‘더블 브레이크니까 가운데 보고 세게 치자!’라며 정신을 다잡았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퍼트에 성공하자마자 귓가에 환호성이 들렸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한)설희 누나와 인터뷰를 하면서 누가 제일 먼저 생각나냐는 말에 그만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아픈 데를 찌르더라. 부모님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그때 인터뷰 영상 덕분에 매일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다. 약간 터프 가이 이미지인데 그걸 지키지 못했다(웃음). 우승컵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니 아버지가 “잘했어!”라는 한마디를 건넸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지난해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사실 전반기에 컷 탈락을 여러 번 했다. 위기라고 생각했다. 하반기에는 전반기보다 잘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기대한 만큼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전반기를 통해 보완해야 할 점에 빠르게 대처했다. 

지난해 초 안도훈과 LA에서 한 달간 동계 훈련를 받았다. 이후 스윙이 흐트러졌다고 생각할 때마다 꾸준히 도훈이의 도움을 받았다. 서로의 스윙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형준이가 넘겨준 유러피언투어 티켓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Q스쿨을 치르러 가기 전 형준이에게 전화를 했다. 유럽으로 갈 거냐고. 형준이는 그날 바로 결정을 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일본 Q스쿨을 치르기 위해 일요일 저녁에 일본으로 떠났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출전권을 넘겨주겠다고 형준이에게 전화가 온 것. 바로 Q스쿨을 취소하고 다음 주 홍콩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했다. 처음 경험하는 투어라 걱정도 됐지만 설렘이 앞섰다. 

내가 그곳을 경험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진호 형의 한마디가 기억난다. ‘굿 럭!’ 그리고 ‘웰컴’. 유럽투어에서 함께 플레이해보고 싶은 선수는 토미 플리트우드. 왜 잘하는지 가까이서 살펴보고 싶다.  

스윙 기술보다 체력 관리가 중요해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체력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JK컨디셔닝 정광천 원장님의 도움이 크다. 스윙할 때 상체 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윙 연습보다 체력 관리와 골프 컨디셔닝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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