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의 우승을 안겨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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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픈의 우승을 안겨준 보기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7.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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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데일에서 펼쳐진 조던 스피스와 맷 쿠처의 숨 막히는 막판 대접전의 뒷이야기.

[골프다이제스트] 다들 하는 말처럼 마스터스가 일요일 후반 9홀부터라면 로열버크데일에서 열린 2017년 디오픈은 마지막 라운드 13번홀에서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 맷 쿠처와 공동 선두였던 조던 스피스의 티 샷은 NBC의 데이비드 페허티에 따르면 “오른쪽으로 너무 휘어져서 거의 왼쪽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의 동료인 로저 몰트비는 “볼이 산을 넘어갔다”고 맞장구를 쳤다. 분실구를 찾는 과정은 정신을 쏙 빼놓았다. 볼을 찾아 길고 무성한 풀을 뒤지고 다니던 수백 명의 관람객 중 한 명은 “아수라장이었다”고 표현했다. 스피스와 그의 캐디 마이클 그렐러의 머릿속에는 2016년 마스터스의 쿼드러플보기, 7타의 악몽이 밀려왔다. 이제 곧 보게 되겠지만 그렐러가 스피스에게 그날 두 번째로 예술적인 언변을 늘어놓은 건 그 후였다. 그날 벌어진 대혼란을 정리해보고자 골프다이제스트는 스피스와 그렐러, 쿠처와 그의 캐디인 존 우드 그리고 스피스가 바로 옆의 연습장에 세워져 있던 장비 트레일러 사이에서 샷을 하는 희한한 순간을 함께한 경기위원을 포함한 핵심 인물 수십 명을 인터뷰했다.

페허티가 쿠처에게 차마 이 지면에는 옮길 수 없는 농담을 한 건 이 혼란이 정리되길 기다리던 중이었다. 헨리크 스텐손과 필 미컬슨의 로열트룬의 혈투가 있은 지 1년 만에 또 하나의 명장면이 연출됐다. 선수와 캐디가 이런 혼란의 소용돌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했다면 이제 더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의 솔직한 코멘트가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못할 디오픈의 명장면 속으로 데려가줄 것이다.

 

아름다운 보기
마이클 그렐러 : 조던이 경기위원과 의견을 나누는 동안 나는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니, 6학년 수학은 적용하지 않았고(그렐러는 초등학교 수학 교사 출신이다) 그보다는 캐디의 기본적인 논리가 필요했다. 긴 건 절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빗나가려면 차라리 짧은 쪽이 더 나았다. 그래서 조던이 “앞쪽으로 270야드인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내 머릿속에서는 경고등이 켜졌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240이나 230야드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건 상당한 차이였다. 그래도 여전히 긴 샷은 고려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는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3번 우드 대신 3번 아이언으로 샷을 하라고 그를 설득할 수 있을까? 내가 결국 넘어가게 된 건 그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모래언덕 꼭대기까지 한 75야드 되는 것 같아요.” 그러고는 나한테 어디로 샷을 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도록 모래언덕에 올라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걸음을 세며 올라갔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한 50야드 정도였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그는 이 짧은 샷에 이미 너무 많은 힘을 쏟았어.’ 그래서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짧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나는 라인을 조금 조작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핀이 있는 지점에서 조금 더 왼쪽으로 섰다. 왼쪽으로 빠지는 게 오른쪽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샷을 했을 때 그는 오른쪽으로 약간 빠졌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라인을 따라 정확하게 날아갔다.

피터 제이컵슨 : 3번 아이언으로 팻 샷을 한 것처럼 보였다. 어깨가 축 늘어지는 것이, ‘내가 대체 뭘 하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조던 스피스(드롭에 따른 벌타를 받은 후 시도한 서드 샷에 대해) : 약간 토에 치우쳐서 맞았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한 5~6야드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데이비드 본설 : 나는 그의 3번 우드를 집어 들었고 그는 가젤처럼 언덕을 올라갔다.

조니 밀러 : 그는 그 높은 모래언덕을 달려 올라갔다가 내려왔고 그 모습은 마치 몸과 머리를 재부팅하려는 것 같았다. 그게 시스템에 충격을 가해서 계속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가 빠져 있던 상황에서 그를 낚아챘다.

데이비드 페허티 : 언제나 티핑 포인트 역할을 하는, 누군가에게 반전이 되는 하나의 샷이 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는 게 진절머리 나. 이제부터는 저런 식으로 플레이하겠어.’그래서 그 알프스를 넘어가는 샷을 할 때 그도 진저리가 난 것이다.

맷 쿠처 : 순간적으로 전망이 아주 좋지 않아 보였다. 그린이 아닌 건초에 빠질 것처럼. 그런데 벙커를 스치듯이 건너갔다.

존 우드 : 착지하는 걸 봤을 때는 업-앤-다운이 힘들겠다고 생각했지만 조던은 열 번이면 여섯 번은 업-앤-다운에 성공하는 것 같다.

맷 쿠처 : 그래도 아주 까다로운 샷이었다. 타고 넘어가야 하는 모래언덕이 어마어마했다.

존 우드 : 조던은 자기의 볼이 아니라 그린에 있는 맷에게 곧장 다가갔다.

맷 쿠처 : 그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뭘, 별거 아니야. 다 이해해.”

조던 스피스 : 그는 정말 훌륭하다. 그는 내가 당연히 걱정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내가 그의 입장이었다면 굉장히 짜증 났을 것 같다.

데이비드 페허티 : 기다리는 시간이 맷에게 꼭 손해가 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조던에게는 도움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는 몸 상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 잘 흔들렸지만 다시 잘 추슬렀다. 아무튼 마음을 괴롭히던 문제를 잘 극복한 것이다.

 

웨인 라일리 : 스피스의 볼은 내리막에 놓였고 그는 칩 샷으로 벙커의 가장자리를 넘어가야 했다. 잘못 맞혔다간 벙커에 빠질 수도 있었다. 칼로 도려낸 듯한 샷을 하더라도 쿠처가 두 타 만에 도달한 지점에 갈 뿐이었다. 그가 샷을 할 때 관중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딸각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디봇도 없이 볼을 정확하게 맞혀냈다. 무척이나 멋진 소리였다.

마이클 그렐러 : 그의 선수 생활에서 가장 탁월한 업-앤-다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비탈을 올라가고 비탈을 내려왔다. 그리고 2.4m 보기 퍼팅에 성공해야 했다.

조던 스피스 : 나는 그게 보기인지 뭔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업-앤-다운을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마이클 그렐러 : 그가 퍼팅에 성공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든 기억이 난다. 이건 캐디를 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될 거라고. 나는 이게 결승선을 향한 돌풍이 되리라는 걸 확신했다. 완벽하게 평온한 가운데 신발 끈을 조이는 계기였으니까. 그에게서도 그걸 느꼈다. 그의 호흡, 그가 하는 말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피터 제이컵슨 : 12타나 13타쯤 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는 5타로 그 상황을 벗어났다(두 번의 퍼팅으로 파를 기록한 쿠처에게 한 타 뒤진 채). 바로 이런 게 조던 스피스나 니클라우스, 타이거, 파머, 팔도, 트레비노 같은 위대한 선수와 나머지 선수의 차이점이다. 이렇게 나쁜 상황을 긍정적인 상황으로 반전시키는 능력.

닉 팔도 : 5타는 큰 타격이 되지 않았다. 그 홀은 까다로운 홀이고 그냥 페어웨이에 볼을 올렸어도 나올 수 있는 스코어였다.

맷 쿠처 : 나는 두 타를 앞서가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한 타 선두에 그쳤다. 그래도 조던이 플레이를 썩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내가 한 타 선두잖아.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밀고 나갈 만큼은 꾸준하게 플레이하고 있어.’

데이비드 본설 : 그들이 13번홀의 그린에서 내려갈 때 나는 중계탑 뒤에 서 있었다. 조던과 마이클은 눈에 띄게 고무된 상태였다. “우리는 한 타밖에 뒤지지 않았어.” 둘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조던은 지나가면서 나와 악수를 하며 말했다. “도움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그렇게 젊은 친구치고는 엄청난 평정심이었다. 그러고는 남은 다섯 홀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쳐 보였다.

웨인 라일리 : 갑자기 스피스는 자신의 배꼽이라도 누르면서 “나는 이제부터 다른 사람이야”라고 말한 것처럼 보였다. 예전의 타이거 같았다. 스피스는 다른 장비를 얻었지만 그러기 전까지 아래 단계의 장비를 가지고 오랫동안 악전고투했다. 스피스가 보기 퍼팅에 성공했을 때 나는 14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이미 걸어가고 있었다. 언덕 위에는 선수용 화장실이 두 곳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나무 울타리를 쳐놨다. 내가 나갈 때 쿠처가 들어왔다. 그곳에는 우리 둘뿐이었다. 그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잘 지내요?”라고 물었다. 나는 “다 좋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게 다 뭔가’ 싶었다. 이상한 순간이었다. 그가 긴장한 건지 아니면 전혀 긴장하지 않은 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나를 그냥 지나쳐 갔더라도 충분히 양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거리에서 지나치듯 내게 안부를 물은 것이다. 정말 희한했다. 어떤 상태였다기보다 아마 천성적인 다정함이 드러난 것이었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존 패러머 : 나는 데이비드 리크먼한테 두 선수 모두에게 플레이 시간을 따지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많이 지체했으므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다면 고맙겠다는 말을 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들이 14번홀의 티잉 그라운드로 출발할 때 내사를 전했다. 조던은 얼른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맷에게 먼저 얘기를 했다. 그의 캐디는 처음에는 내가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 13번홀 플레이를 마쳤을 때 그들은 가이드라인을 22분 초과한 상황이었다. 그홀에서만 17분을 더 지체했다. 조던이 볼을 찾고 그다음 샷을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12~14분이었다.

로저 몰트비 : 마침내 다음 홀로 넘어갔다. 파3홀이었다. 맷 쿠처 14번홀 뒤쪽에 꽂힌 깃대는 공략하기가 까다롭다. 보통은 샷이 길어서 그린을 넘어가면 좋지 않다.

조던 스피스 : 쿠처의 샷은 간신히 곤경을 모면했다. ‘오케이. 내가 한 타 뒤지고 있지. 그를 교란해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이제부터는 매치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해야 해. 내가 그를 능가하는 종결자라면 홀을 더 많이 차지할 기회를 잡을 테고 더 많은 홀에서 이기게 될 거야.’

마이클 그렐러 : 조던은 6번 아이언 샷을 195야드 앞으로 보낸 후 곧바로 티를 집었다. 그가 그렇게 하면 다 끝났다는 뜻이다.

맷 쿠처 : 그리고 볼은 거의 들어갈 뻔했다.

피터 제이컵슨 : 그는 13번홀에서 보기를 해놓고는 곧바로 거의 홀인원을 할 뻔했다(스피스는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프로 중 아마 99%는 그렇게 페이스를 되찾지 못할 것이다.

맷 쿠처 : 놀라웠다. 그가 어떤 선수인가, 멘탈이 얼마나 강한가를 보여주는 징표였다. 완전한 돌변이었다. 이제 네 홀을 남겨놓고 우리는 동률인 상태였다.

로저 몰트비 : 다음 홀은 파5홀이었고 조던은 투온을 했다.

맷 쿠처 : 드라이버 샷은 좋았지만 그다음으로 한 3번 우드 샷도 좋았다. 그린 옆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내가 이 벙커에서 업-앤-다운을 성공할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했다. 내 볼은 60cm 앞에 멈췄고 그러면 세 홀을 남겨놓고 여전히 동률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15m 거리에서 퍼팅에 성공했다(이 이글 퍼팅으로 조던은 한 타 차의 단독 선두가 됐다).

닉 팔도 : 경이로웠다. 그런 퍼팅은 1.2m 정도 짧거나 오른쪽으로 90cm쯤 휘어지기 마련이다. 그걸 홀인시켰다.

로저 몰트비 : 다음 홀로 걸어가면서 내가 페허티에게 방송에서는 얘기하지 말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있잖아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신에게는 아들이 둘 있어요. 한 아들은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렸죠.”

맷 쿠처 : ‘와, 이건 예상 못했네. 그래도 괜찮아. 한 타 뒤졌지만 세 홀이 남았잖아.’ 여전히 우승할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그런데 상황은 늘 예상한 대로 흐르지 않는다.

마이클 그렐러 : 조던이 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을 때 조금 놀랐다. “가서 가져와!” 홀에서 볼을 집으면서 미끄러질 뻔했다. 그만큼 흥분했다. 뒤쪽으로 내가 보이는데 그 퍼팅이 들어갔을 때 나는 소리내어 웃었다. 이미 알겠지만 조던은 중요한 순간에 긴 퍼팅에 성공해온 전력이 있다.

조던 스피스 : 버크데일의 시설은 정말 탁월했고 체육관에 비치된 TV에서는 예전의 디오픈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예전에는 캐디가 홀에서 볼을 꺼내오곤 했다. 왜 그 말이 머리에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가서 가져와”라고 하지 않고 “가서 볼 좀 가져오세요”라고 말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조금 더 진지한 표정으로. 이글을 기록한 후 나는 생각했다. ‘다음 홀에서 정규
타수 내에만 볼을 올린다면 어디서든 들어갈 거야. 90cm짜리(그날 초반에)가 나한테는 3m짜리였어. 그런데 갑자기 뚜껑이 벗겨지고 9m가 이제 60cm처럼 느껴진단 말이지. 많이 휘어지지 않는 퍼팅을 한 번씩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네.’

로저 몰트비 : 조던은 16번홀 그린에서 6m 아니면 9m쯤 되는 퍼팅에 성공했다(또 한 번의 버디). 놀라웠다.

조던 스피스 : 그날 가장 후회되는 건 15번과 16번 홀에서 그렇게 퍼팅한 다음 기쁨을 적절하게 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고함 정도는 질러줬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타이거처럼 어퍼컷을 하기에 완벽한 순간이었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캐머런 매코믹 : 그는 16번홀의 퍼팅이 15번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오르막이었다가 다시 내리막이기 때문이다. 너무 세게 맞히면 경사 때문에 내리막에서 옆으로 굴러서 홀을 가로질러간다고 어떤 선수는 말했다.

맷 쿠처 : 이제 두 홀을 남겨놓고 두 타를 뒤진 상황이었다. 조던이 엄청난 상승세이긴 해도 여전히 가능성은 있었다. 어느 정도 플레이하다 보면 상대방이 기적을 일으키리라는 걸 예상해야 한다. 그들은 전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다.

로저 몰트비 : 17번홀은 또다시 파5홀이었다.

조던 스피스 : 드라이버 샷은 오른쪽으로 조금 휘어졌고 세컨드 샷을 훨씬 뒤쪽으로 레이업을 하거나 벙커를 넘어서 또 다른 크로스 벙커에 조금 못 미친 곳으로 볼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때 마이클이 개입했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할 필요 없어. 쿠처는 저기 왼쪽 러프에 빠진 상황이야. 이미 레이업을 했어. 느긋하게 그린을 노려도 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5타야. 투온으로 그린을 노리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이런 라이와 이 정도의 거리라면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게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줄 더 안전한 샷인 것 같은데.” 그리고 그건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갔다. 왼쪽을 노렸다면 홀 70야드 거리, 핀이 뒤쪽에 있었으니까 어쩌면 90야드 거리에 있는 그 끔찍한 항아리 벙커에 빠져 기회를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샷을 했고 볼은 벙커를 넘어갔다. 라인이 탁월했고 그 세컨드 샷이 그 홀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날 가장 과소평가된 샷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 아니면 나를 리더보드에 올려놓은 5번홀 버디일 것이다. 하지만 그 샷은 간단한 피치 샷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줬다.

맷 쿠처 : 웨지로 구사한 세 번째 샷은 한 6m 거리에 멈췄다. 투온에 조금 모자라는 곳에 멈췄고 긴 피치 샷을 남겨놓았다. 결코 쉬운 샷이 아니었다. 그가 샷하는 순간 완벽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낮은 쪽단에 떨어진 볼은 미끄러지듯 두 번째 단에 올랐고 계속 굴러가서 홀을 1.8m 지나쳤다.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조던 스피스 :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지면이 젖어서 볼이 미끄러질 수 있었다. 덕분에 샷이 한결 수월해졌다.

맷 쿠처 : 나는 기회를 노리려면 이걸 성공시켜야 한다는 걸 알았다. 퍼팅에 성공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조던에게 조금 더 압박감을 가하겠지.’ 로저 몰트비 : ‘잘했어. 좋아! 이제 한 타 차이로 18번홀에 가는 거야.’ 조던은 퍼팅에 성공했다(그리고 두타 차 선두를 유지했다).

맷 쿠처 : 과연 조던다웠다. 마이클 그렐러 : 그는 그걸 그 대회에서 자신이 한 최고의 스트로크로 꼽았다. 두둑한 배짱에서 나온 완벽한 스트로크였다.

로저 몰트비 :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코스를 완전히 벗어난 게 조금 전이었다. 네 홀에서5 언더파라니. 판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존 우드 : 다섯 홀을 남기고 한 타 차 선두였는데 이후 네 홀에서 버디를 두 개 하고 두 타를 앞서나간다?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데이비드 페허티 : 나는 방송에서 쿠처는 조던이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가 몽둥이로 내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JR 존스 : 조니 밀러는 골프에서 볼 것 안 볼 것 다 봤을 텐데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토미 로이: 올림픽에서 하듯이 방송센터로 사용하는 건물이 있었다. 마지막 몇 홀 동안 건물이 들썩들썩했다. 다들 열광했다.

조니 밀러 : 아무도 버디를 하지 못했을 만큼 까다로운 파3홀인 14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15번홀에서는 이글, 16번과 17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메이저 대회 막판 플레이 중 톱 3로 꼽을 만하다(니클라우스가 마흔여섯 살이던 1986년 마스터스에서 후반 9홀에 30타를 기록한 것과 톰 왓슨이 1977년에 턴베리오픈 마지막 두 라운드에서 65-65타를 기록하며 65-66타를 기록한 니클라우스를 꺾은 것에 이어).
존 우드(스피스의 플레이가 대회 막판 플레이 중 그가 본 최고였냐는 질문에) : 그건 내가 봤다는 뜻일텐데 그가 이글 퍼팅을 하는 순간 보는 걸 중단했다. 나는 조던이 그 정도의 거리에서 불이 붙으면 상대방은 엉망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됐다.

마이클 그렐러 : 그 라운드를 시작할 때 그에게 격려를 많이 해줘야 한다고,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13번홀 이후 라운드가 막판에 접어들자 그 노선을 이탈해버렸다. 정말로. 마지막 그 다섯 홀은 캐디 일을 한 중에 가장 수월한 시간이었다. 그야말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미소를 짓고 웃고 주먹을 쥔 게 전부다. 캐디의 관점에서 한 일은 초반의 열세 홀로 끝이 났다.

데이비드 페허티 :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첫 라운드에서 40-30을 기록한 후 12타 차로 우승한 1997년) 이후 누가 상황을 그렇게 추스르는 건 본 적이 없다. 조던이 두둑한 배짱으로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글_데이브 셰들로스키(Dave Shedloski) & 존 허건(John Hug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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