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카의 스토리텔링 [Digest: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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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카의 스토리텔링 [Digest:1412]
  • 김기찬
  • 승인 2014.1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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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카의 스토리텔링 [Digest:1412]

사진_이데일리 제공

 

‘제3회세계여성경제포럼’의 기조 연설을 위해 방한한 애니카 소렌스탐은 솔직, 담백한 이야기로 청중의 눈과 귀뿐 아니라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신기하고 중요한 사실은 애니카의 스토리가 함께 출연했던 2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전문 방송인의 메시지보다 더 깊고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나는 애니카의 스토리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글_김소정 / 에디터_고형승

 

 

“안~령~하~쎄요”라고 한국말로 또박또박 인사를 하며 자신을 소개한 애니카 소렌스탐은 운동을 좋아하는 여동생, 동네 남자 아이들과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성장했던 어린 시절부터 골프 여제, 자상한 엄마, 그리고 성공한 사업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의 삶까지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유일한 외국인 참가자이자 골프 여제로서 화려한 삶을 살아온 애니카가 한국의 대중과 나눌 수 있는 공감대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청중은 마치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매우 친근하게 빠져들었다. “여러분! 목표를 높게 잡으세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설레고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될 수 있는 높은 목표를 세우세요. 저는 54타를 기록하는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높은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59타를 기록했으며, 남자 선수와 함께 겨룬 스킨스 매치에서도 2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 대회 참가를 결정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도를 궁금해 했고, 특히 남자 선수들은 제가 PGA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아놀드 파머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저에겐 뚜렷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청중은 부정적인 반응 속에서도 오직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위축되지 않고 매 순간마다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택했던 애니카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자연스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했다. 스토리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스토리는 그 자체로 재미있고 부분부분의 단순 정보가 아닌, 통째로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된다. 명연설가로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 역시 선거 유세와 토론, 대통령 수락 연설을 보면 딱딱한 통계 자료나 정책을 설명하기 보다는 대중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스토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청중은 이런 스토리텔링에 쏙 빠질 수 밖에 없다. 연설 주제에 맞게 청중이 원하는 이야기를 사전에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지만 마치 방금 생각난 듯 자신의 주변 이야기와 경험담을 녹여내 생생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청중은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하고 공감을 하는 동안 스토리의 전환이 무척 자연스러워 이야기가 바뀌는 줄도 모르고 스토리 라인을 정신 없이 따라가게 된다.

 

 

스토리텔링의 강력한 힘 애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출연한 오랜 경력의 프로 방송인은 전문적인 통계 자료와 다양한 정보를 제시하며 쉽지 않은 주제를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갔다. 분명 직접 설명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재미있어서 손뼉까지 쳐가며 즐거워했고, 참 좋은 얘기라며 공감했었다. 하지만 돌아서자 왜 좋았는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도무지 나질 않았다. 그렇다면 왜 프로 골퍼 출신인 애니카 소렌스탐의 메시지가 더 생생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일까?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 Howard Gardner 박사는 ‘인간의 마음을 파고드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장르로써 사람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며 그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파워풀한 스토리텔링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연설문 혹은 정확한 자료나 정보가 아니라 청중의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경험과 생각 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So Jung Kim

김소정 프리모리스 대표는 아이비리그 펜실베니아 대학 교육대학원 출신으로 스포츠 플레이어에게 영어와 미디어트레이닝을 코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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