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투어프로 [Digest: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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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투어프로 [Digest:1502]
  • 김기찬
  • 승인 2015.01.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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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투어프로 [Digest:1502]

사진_에디 가이 Eddie Guy

 

언더커버 투어프로

TV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진짜 속마음. 글_프로 골퍼 X / 에디터_맥스 애들러 Max Adler

 

 

나는 TV에서 방영되는 많은 골프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투어의 모든 라커 룸에는 크고 편안해 보이는 가죽 의자와 평면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많은 관중과 미디어로부터 벗어나 긴장을 풀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 기간 중 내게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줄 것들에 관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내 경쟁자들이 어떤 홀에서 어떻게 플레이하는가를 살핀다. 그리고 샷이 어떻게 그린 위에 떨어지고 어디로 굴러가 모이는지를 살펴본다. 나는 어쩌면 선두권 선수들의 플레이와 미스컷 위기에 몰린 친구들의 플레이 사이에서 사소한 차이를 잡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날카롭고 예리한 눈으로 방송이 전해주는 모든 플레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나운서들이 오해하는 것이 투어 프로들의 사고방식이다. 나도 그들이 하는 일이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해 너무나 많은 지레짐작을 한다. 조니 밀러는 그 중에서도 최악이다.

 

 

 

선수를 왜 비난하는가 피터 우스터휘스도 꽤나 신랄해질 수 있다. 밀러에 따르면 선수가 미스 샷을 하는 것은 모두 다 긴장한 탓이다. 골프가 힘든 게임이라는 것쯤은 잊어버려라. 우리는 카메라가 잡아내지 못하는 이상한 라이에 서기도 하고 나도 종종 아무 이유 없이 형편없는 스윙을 하곤 한다. 많은 요소들에 근거해서 핀 옆 7.5미터 거리에 붙이는 웨지 샷이라면 나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스트로크로 1.5미터짜리 퍼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언제나 열려 있다. 우리는 매주 열리는 골프대회에서 플레이를 한다. 샷을 할 때 긴장을 하기도 하지만 아나운서가 언급하는 것처럼 그렇게 자주 선수들이 긴장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선수를 맹비난 할 때 우리는 예능 차원에서 그저 웃어넘기지 않는다. 언젠가 내가 연습장에 있을 때 밀러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방송을 위한 장비를 갖추며 내려오고 있었다. 내 옆에 있던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 박스 안의 볼을 빨리 쳐버리고 일찍 끝내야겠어. 나는 저 #$*@놈과 절대 악수하지 않을 거거든.” 선수들이 하는 또 다른 불평은 골프 방송은 몇몇 특정 인기 선수들에게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든 간에 말이다. 만일 내가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76타를 치고 있는 타이거의 모든 샷만을 보여주고 있는다면 이것은 또 다른 의미로 내 심사를 긁겠지만 납득할 수 있다. 어떤 관중도 내가 우승컵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입장권을 구입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새롭고 재미있는 방송을 위해 나는 분명히 TV 미디어는 더 많은 선수들의 면모를 담아내어 본연의 임무를 더욱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저 한 무리의 로봇이 아니다. 이것이 수많은 중간 그룹의 프로들이 받는 인식이다. 언젠가 나는 빌 룬드와 함께 한 조를 이뤘는데 그는 아마도 투어에서 가장 웃긴 친구일 것이다. 경기를 서커스처럼 만들어서 챔피언스투어처럼 라운드 중간에 인터뷰를 하자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초에 여러 선수들이 재미있는 입담을 하는 것을 영상에 담는 정도의 노력은 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인 것이다. 그런 다음 대회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이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TV는 아주 훌륭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골프는 광활한 경기장에서 펼쳐지고 모든 선수들이 각기 다른 시간에 플레이를 시작하고 끝내기 때문에 정말 방송으로 내보내기 어려운 스포츠다. 브랜든 챔블리는 보수를 받고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옳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데이비드 페허티는 정말 재미있다. 프랭크 노빌로는 아주 잘한다. TV에 비치는 게리 맥코드는 꾸밈없는 자신의 성격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직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잘 알고 있다. 지난 시즌에 나는 프리랜서로 몇몇 골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당시 내 플레이는 너무나도 형편없어서 진로를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라운드를 마친 후 헤드셋을 쓰고 해설자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려고 한 것이다. 그러다 나는 우승을 했고 내 PGA투어 출전권을 되찾았다. 그 우승을 향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동안 TV 방송은 꽤 많은 분량을 투자해 나의 피니시 동작을 내보냈다. 나는 방송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한 아나운서가 나의 통상적인 퍼팅 순서에 관해 뭔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연습 때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기술과 자세의 변화였던 것이다. 그 아나운서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오늘 그 옆에 앉아 방송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훨씬 더 적은 돈을 벌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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