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실수는 없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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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실수는 없다(2)
  • 김기찬
  • 승인 2018.06.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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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실수는 없다(2)


449야드가 늘어난 변화

그 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모든 코스처럼 시네콕도 유지 보수와 업데이트가 필요했다. 가장 극적인 시도는 2012년에 시작됐다. 쿠어와 크렌쇼는 플린의 설계를 충실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복원 작업을 의뢰받았다. USGA와 시네콕의 이사회가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쿠어는 마이크 데이비스가 선정한 열 곳의 새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의 라인과 각도를 복원했다.

벙커 그리고 드라이버 비거리 증가 추세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플린의 설계 요소가 다시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2, 3, 4, 5, 6, 9, 10, 14, 16과 18번홀의 티잉 그라운드를 뒤로 밀어서 2004년에 6996야드이던 챔피언십 티의 길이를 7445야드로 늘였다. 나무와 관목을 제거해 이미 탁 트인 지형에 바람이 더 잘 통하게 했다. 모든 홀의 그린을 넓혔고 원래의 굴곡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형태는 1938년의 항공사진에서 보이는 플린의 그린에 더욱 가깝도록 만들었다.

“복원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쿠어는 말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변화를 시도했다. 파인허스트나 메이드스톤 그리고 올드타운처럼 꼭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주로 다듬는 작업을 했고 티 샷의 정렬을 염두에 뒀다. 파4인 6번홀 오른쪽에서 많은 작업을 했다. 그곳은 지대가 낮고 플레이가 힘들 정도로 초목이 빽빽해졌다. 전반적인 모래 지형에 맞게 되돌렸다.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그곳의 일대기에 각주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 후에 벌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쿠어의 겸손한 발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데이비스가 플로이드 그리고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여러 골프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후 페어웨이의 폭을 크게 좁히는 작업이, 골프 작업의 차원에서는 거의 하룻밤 사이에 진행됐다.

시네콕의 코스 감독인 존 제닝스(Jon Jennings) 의 지휘하에 일흔다섯명의 작업 팀이 9월 17~25일 사이에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페어웨이 양쪽에서 약 20만제곱피트(약 5 에이커)의 잔디를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시네콕의 9홀, 파3 코스와 메인 코스의 사용하지 않는 부분에서 파온 페스큐를 심었다. 페스큐 씨도 뿌렸다. 폭을 좁힌 부분은 주로 프로 선수의 예상 착지 지역, 긴 홀의 티에서 275~325야드 지점이었다. 6월 14~17일에 열리는 US오픈에서는 이곳의 페어웨이가 가는 페스큐 띠로 변하고 그 옆으로는 자연스럽게 방치된 페스큐와 블루스템 품종의 잔디가 무릎까지 자라게 될 것이다.

상당한 변화였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6월 위스콘신에서 깨달은 바가 이번 결정에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에린힐스가 영향을 미쳤냐고? 물론이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에린힐스를 결정할 때 바람을 예상했고 워낙 단단한 곳이기 때문에 폭을 넓혀야 선수들이 페어웨이에 볼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확성에 대한 가산점이 충분하지 않았다.”

데이비스는 폭을 좁힌 것이 특별히 가혹한 결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2004년에 시네콕의 평균 페어웨이 폭은 26.6으로, 가장 좁은 곳이 25이고 가장 넓은 곳은 30야드였다. 지금은 평균 이 41.6야드다. 15야드가 더 넓은 것으로 50%가 늘어났다. 반면 빌 쿠어가 작업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좁다. 페어웨이를 어느 정도 좁히지 않으면 코스에서 정확성이라는 요소를 기대할 수 없겠다고 느꼈다. 그래도 시네콕이 US오픈 사상 가장 넓은 코스가 되리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쿠어는 데이비스가 폭을 좁힌 것이 자신의 작업을 책망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그걸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말했다. “지난 두 번의 US오픈을 통해 마이크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골프는 배움에 끝이 없는 게임이다.”

패번이 1995년에 4번 우드 샷을 그린에 올리면서 타이틀을 거머쥔 파4, 18번홀은 시네콕의 폭이 거쳐온 변화의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USGA에서 룰과 대회를 담당하는 제프 홀 (Jeff Hall) 운영이사는 지난해 가을에 이곳을 돌아본 후 2004년에는 페어웨이의 폭이 30야드였다고 말했다.

쿠어와 크렌쇼가 복원하면서 52야드로 대폭 늘어났다가 지금은 42야드가 됐다.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시네콕의 폭이 여전히 과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곳 날씨와 그간의 경험을 고려한다면 환상적인 테스트 무대가 될 것이 틀림없다.” 페어웨이 폭을 좁히는 작업은 시네콕에서 셋업의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USGA와 클럽이 마련한 대책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폭을 좁힌 것과 더불어 늘어난 449야드는 플로이드의 우려, 즉 장타자들이 코스를 맹공해서 굴복시키는 것을 막아줄 강력한 무기다.

"2년 전 한 회원과 시네콕에서 플레이를 했다. 새 티잉 그라운드를 한참 뒤쪽에 만들어서 그게 어느 홀에 속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없었다.” 1995년 US오픈 당시 룰과 대회를 주관하는 USGA의 수석 이사였던 데이비드 에저(David Eger)는 말했다. “내가 확실히 말하는데 코스는 상당히 길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러프의 높이는 10cm에 달할 예정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말했다.



2004년에 그린은 악몽의 현장이었다. 코스가 이미 가장자리에 몰린 상황에서 토요일 밤에 그린을 롤러로 밀어서 물기를 제거했다. 일요일에 북서쪽에서 건조한 바람이 불면서(평소에는 남동쪽 대서양에서 바람이 분다) 몇몇 홀의 그린이 가장자리 밖으로 밀려났다. “그해에 1번홀에서 짧은 피치 샷을 한 기억이 난다.” 패번의 말이다. “볼은 깨끗하게 맞았는데 바운스가 크게 나 면서 그린 뒤쪽으로 나가버렸다. 충격적이었다.”

189야드인 7번홀의 그린은 최악이었다. 그린에 올라간 볼은 다섯 개 중 하나에도 못 미쳤다. 그곳에 처음 도착한 J. J. 헨리와 케빈 스태들러는 모두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두 번째 조인 빌리 메이페어의 퍼팅은 벙커에 빠졌다. USGA는 플레이 중간중간에 수작업으로 그린에 물을 뿌렸다. 경기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 내린 초유의 결정이었다. 최악의 상황을 거친 초반의 선수들에게는 불공정한 처사로 비쳤다. 그린이 상하지 않게 하려고 플레이 중 물을 주는 경우는 있었다(USGA의 전무이사를 지낸 데이비드 페이가 2001년에 서던힐스에서 지적했듯이). 하지만 순전히 대회를 속행하기 위해서 그런 적은 없었다.

“USGA가 단단하고 빠른 코스만 한창 찾아다니던 때였다.” 2004년에 지금 데이비스의 자리에 앉아 있던 페이의 말이다. “우리는 단단하고 빠른 것에 한계가 있다는 걸 배웠다. 비싼 교습료를 치렀고 체면을 구겼다. 비난이 난무했다.”

아이러니한 웃음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었다. 7번홀에서 프레드 펑크와 그의 캐디인 마크 롱은 미컬슨이 의도적으로 볼을 그린 옆의 벙커에 넣는 걸 지켜봤다. 그곳은 놀랍게도 파를 기록할 확률이 가장 높아보였다. “나는 프레드에게 우리도 저렇게 플레이해야겠다고 말했다.” 롱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펑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자 다시 가방 쪽으로 걸어갔다. “프레드는 이렇게 속삭였다. ‘파3홀에서 벙커를 겨냥하는 짓은 못하겠어.’” 롱은 말했다. 펑크는 의례적으로 플레이하고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미컬슨은 가장 단순한 벙커 샷을 하며 파세이브를 했다.

그린뿐만이 아니었다. 파4인 10번홀에서 그린에 못 미친 샷은 어처구니없게도 다시 페어웨이로 굴러 내려왔다. 오거스타의 9 번홀을 형편없이 그려놓은 캐리커처 같았다. 우승권이던 어느 선수의 캐디는 그해에 자신의 선수가 연습장에서 티에 볼을 올리려다가 티를 부러뜨려버렸다고 회상했다. “연습장에서 컨트롤을 상실하면 문제라는 거 알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의 코스 셋업 실수를 하는 건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7번홀 그린은 시네콕의 모든 그린과 마찬가지로 더 넓어졌기 때문에 2004년에 대재앙을 유발하던 위치(그리고 1998년 올림픽의 18번 그린이나 역시 구센의 승리로 돌아간 2001년 서던힐스 18번홀에서 선택한 안타까운 위치)말고도 얼마든지 까다로운 위치에 컵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역사적으로 문제가 발생 한 경우, 원인을 따져보면 거의 언제나 홀의 위치 때문이었다.” 페이는 말했다. “선택이 가능하다면 훨씬 원만한 위치를 선택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 위치에 셋업해서 불명예를 자처할 사람은 없다. 이상한 기준이지만 동영상에 남을 곳에 컵을 배치하는 건 피하고 싶다. 소셜 미디어가 그런 면에서 늘 우호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에저는 그렇게 도를 넘은 셋업을 실제로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 “실수를 예상하는 세 부류가 있다. 경기위원과 자원봉사자, 관계자 등과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들은 뭐가 됐든 항상 꼬투리를 잡을 것이다. 논란의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다음은 언론이다. 사실상 뭔가 잘못되어야 기삿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중. 일반적으로 이들은 선수가 자신처럼 고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다른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됐다. 시네콕 그린에 대부분 파인허스트처럼 굴러 내려가는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7번홀의 그린과 다른 세 곳(3, 8, 12번)에는 적당한 길이의 턱을 만들어서 볼이 벙커에 빠지거나 실수보다 과도한 벌이 뒤따르는 어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건, 잔디 관리 방법이 2004년 이후 크게 발전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단단함을 측정하는 트루펌, 토양의 습도나 증발 여부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또 다른 장비가 등장했다. 기상 예측 기법의 발전과 더불어 이런 장비를 사용하게 되면서 이미 마법사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린 감독 제닝스와 USGA의 대회 잔디 책임자인 대린 비버드(Darin Bevard)는 코스 상태를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네콕은 오거스타내셔널이 아니고 USGA는 방문객의 입장이기 때문에 그만큼 코스를 속속들이 알고 통제할 수 없다. 데이비스는 우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코스를 소유한 게 아니고 그곳의 설계가도 아니다. 하지만 2018년 US오픈 개최지로 시네콕이 선정된 2011년 이후의 경험 그리고 실무진의 탄탄한 관계와 과학기술이 조화를 이룬다면 안전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다른 쪽에서 뭔가 잘못될 소지가 있을까? 물론이다. 더스틴 존슨이 근처에 서서 퍼팅을 준비하는 동안 그린 위에 있던 볼이 움직인 2016년 오크몬트 대회의 어처구니없는 사태에서 보듯이 룰 판정은 신속하고 정확해야 한다. 존슨은 볼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간주돼 1벌타를 받았지만 지금 적용되는 룰에 따르면 벌칙을 받을 일이 아니다. 단지 논란이 된 룰의 주관 적인 적용만이 아니라 USGA 경기위원의 불확실한 태도와 룰 적용의 지연 등이 문제였다. 이번에는 더욱 효율적인 판정을 내릴 수 있을까?

USGA와 시네콕은 이른바 핫스폿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곳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테면 파5인 5번홀 그린 왼쪽에 조금 못 미친 오래된 황무지 같은 벙커 등이 해당한다. 그곳의 사진을 보면 성격을 확실히 규정하기 어려운 벙커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번에도 2010년 PGA챔피언십이 열린 휘 슬링스트레이츠의 마지막 홀에서 고약한 상황에 부닥쳤던 더스틴 존슨이 다시 떠오른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여름 폭풍이 몰아칠 경우 기상예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헤이즐틴에서 열린 1991년 US오픈에서 한 갤러리가 벼락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1990년부터 USGA에서 여러 분야를 거친 데이비스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는 보이진 않는다. 그는 시네콕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 신이 난 것처럼 보인다. “모든 걸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과 관련해서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건 솔직한 심정이다. 위대한 골프 코스는 아이들과 같다. 나는 그곳을 모두 사랑하지만, 고백하건대 이곳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나는 시네콕의 역사와 설계를 사랑하고 2004년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기를 바란다.”

시네콕에서 어떤 식으로든 실패할 경우 USGA는 다른 영역(가장 대표적으로는 룰과 장비 규제)에서도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는 의견에 대해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대회를 아주 잘 치른다면 다른 영역의 입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규제의 영역에서 우리가 실수할 경우 챔피언십의 발언권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의 사명, 원대한 사명은 골프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유서 깊은 시네콕힐스에서 열린 US오픈이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마무리되면서 데이비스가 일요일 저녁에 레이먼드 플로이드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다. “어땠어요?” 그가 진심을 담아 이렇게 대답 하리라는 건 확실하다.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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