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Feature :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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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Feature : 1709]
  • 김기찬
  • 승인 2017.09.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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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Feature : 1709]


2017이라는 숫자와 안녕을 고할 때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국내 남녀 프로 골프 선수들도 잠깐의 휴식을 끝내고 본격적인 하반기 레이스에 돌입했다. 골프다이제스트 편집부에서는 상반기 성적과 남은 대회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남녀 투어의 판세를 예상해보기로 했다. 물론 이 결과는 예측에 불과한 것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세계적인 예언가인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나 바바 반가(Baba Vanga)도 다수의 예측이 빗나갔다. 그리고 그 유명한 ‘펠레의 저주(그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팀은 항상 진다)’도 있지 않던가.



여자 투어 예측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7월에 열린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을 끝으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그 결과 김지현이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위(6억7796만5174원)에 올랐다.(8월15일 기준, 현재 1위 이정은6) 지난해 상금 랭킹 13위에 오른 김지현이 몇몇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터라 올해 첫 우승을 거두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예상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모두를 뒤로하고 자신의 이름을 상금 랭킹 맨 꼭대기에 올려놓을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KLPGA투어는 하반기에 제주삼다수마스터스를 시작으로 열두 개 대회(KEB하나은행챔피언십, 더퀸즈컵 제외)가 열린다. 다섯 개의 메이저 대회 중 네 개가 하반기에 개최된다. 8월31일부터 나흘간 제이드팰리스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은 올해 메이저 대회로 승격됐다. 지난해보다 2억원이 늘어난 14억원의 총상금(투어 최고 상금)을 내걸었다. 그 외에도 최고 권위의 KLPGA챔피언십(8억원)을 비롯해 BMW레이디스챔피언십(12억원), KB금융스타챔피언십(8억원), 하이트진로챔피언십(8억원) 등 굵직한 대회가 줄을 잇는다.

상금 규모가 큰 대회와 대상 및 신인상 포인트가 많이 걸린 메이저 대회가 하반기에 몰려 있어 부문별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약 6억8250만원(8월15일 현재)의 상금을 획득한 김지현이 자신의 후원사가 주최하는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할 경우 상금 3억5000만원을 추가해 연간 획득 상금 1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투어 역사상 한 해에 상금 10억원을 넘긴 선수는 단 세 명뿐이다.

김효주(2014년 : 12억897만8590원), 박성현(2016년 : 13억3309만667원), 고진영(2016년 : 10억2244만9332원)에 이어 네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또 박성현의 최고 상금액을 경신할 수 있을지는 하반기 관전 포인트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올해 KLPGA 대상을 누가 받을지 미리 점쳐보기 위해서는 하반기 메이저 대회 중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주목해야 한다. 과거 10년간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연말 대상의 영예를 안은 경우가 일곱 번(70%)이나 된다.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 2009년부터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었으니 그때부터 따져본다면 확률(75%)은 더 높아진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신인상을 받은 선수 중 그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은 2011년 정연주(한국여자오픈)와 2014년 백규정(KLPGA챔피언십) 단 두 명뿐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KLPGA투어의 남은 하반기 우승자와 부문별 1위를 예상해보기로 하자. 일단 하반기 열두 개 대회 가운데 이미 개최된 제주삼다수마스터스와 보그너MBN 여자오픈 그리고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을 제외하고 아홉 개 대회만 우승자를 점쳐보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부문별 기록은 대상과 신인상, 상금 랭킹과 평균 타수에 대해서만 1위를 예측해보겠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이 결과는 재미로 보는 타로점과 다름이 없다. 에디터의 예상과 자신의 생각을 한번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우승자를 예측해보기 위해서는 최근 KLPGA투어의 환경 변화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여자 대회가 열리는 코스라고 해도 전장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만큼 길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그린 스피드가 국내 남자 대회보다도 더 빠른 대회가 많은 게 사실이다. 결국 정확한 장타를 구사하거나 퍼팅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우승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두 가지 실력을 모두 겸비한 선수가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을 테지만.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이자 가장 큰 상금이 걸린 한화클래식은 지난해까지 바람이 많이 부는 골든베이골프앤리조트(충남 태안)에서 열리다가 올해는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강원 춘천)으로 그 무대를 옮겨온다. 제이드팰리스는 벙커를 피해 페어웨이를 잘 공략하면서 퍼팅을 잘하는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거리보다 정확도가 있어야 하는 코스다. 일단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뛰어난 고진영(1위 : 87.43%)과 이승현(2위 : 87.14%)이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것으 로 예상한다. 특히 고진영은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페이스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상금 랭킹 1위의 김지현(한화)이 후원사 버프를 장착해 신들린 샷을 선보일 수도 있다. 또 국가 대표 출신 최혜진의 프로 데뷔 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의 무게를 감당하긴 다소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고진영에게 한 표.(고진영은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우승은 오지현이 차지.)



다음 대회는 가평베네스트골프클럽(경기 가평)에서 열리는 이수그룹KLPGA챔피언십이다. 역시 올해로 39회째를 맞이하는 메이저 대회 중 하나다. 가평베네스트의 버치-메이플 코스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다. 하지만 질긴 러프에 들어가면 고생문이 훤하다. 일단 볼을 멀리 보내면서 정확도도 비교적 높은 이정은과 김민선 그리고 김지영 등이 유리할 것 같다. 그중 이정은의 우승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정은에게 한 표.

스카이72골프클럽(인천 영종도)의 하늘 코스에서 열리는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이 바로 이어진다. 스카이72는 이미 프로 선수들에게는 홈 코스나 다름없이 수많은 경기를 펼쳤던 곳이다. 장타자에게 다소 유리한 코스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우승 기회가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지난해 챔피언인 고진영과 초대 챔피언 조윤지가 눈에 띈다. 하지만 김민선에게 한 표. 바로 다음 이어질 OK저축은행박세리인비테이셔널의 디펜딩 챔피언인 김민선이 컨디션을 한창 끌어올리는 타이밍이다. 상반기 우승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 페이스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박세리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경기 양주)은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한 코스다. 전장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머리를 잘 써야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 신인상 포인트 2위를 달리고 있는 장은수에게 한 표를 던진다. 그의 침착한 경기 운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될 것 같다.

팬텀클래식이 열리는 88컨트리클럽(경기 용인) 역시 프로 선수들이 코스를 공략하는 데는 무난하다. 계속해서 우승권에 머물던 이승현이 자신의 시즌 첫 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퍼팅의 신이라 불리는 그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상금 랭킹 10위권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스타챔피언십이 열리는 블랙스톤이천골프클럽(경기 이천)은 정교한 어프로치 샷과 그린에서의 플레이가 중요하다. 이 코스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기회를 엿보는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최혜진이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해본다. 그는 답답할 정도로 방어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하지만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는 악바리 근성도 있다. 그의 우승이 그려지는 건 당연하다.

핀크스골프클럽(제주 서귀포)에서 열리는 SK핀크스•서울경제레이디스클래식은 선수들이 바람 때문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 컨트롤을 잘하고 낮은 탄도로 샷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게다가 그린이 대부분 페어웨이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볼을 그린에 세울 힘이 필요하다. 한동안 우승 없이 숨을 고르던 김지현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자신의 네 번째 우승컵을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에게 한 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은 블루헤런골프클럽(경기 여주)에서 개최된다. 이 코스는 함부로 덤비면 큰 낭패를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때와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때를 잘 구분할 줄 아는 똑똑한 머리와 경험이 필요하다. 지난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위를 6타 차로 크게 따돌린 고진영이 디펜딩 챔피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고진영에게 한 표.

마지막으로 열리는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상금 랭킹 1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진영, 이정은 등과 각축을 벌이던 김지현의 마지막 카운터펀치가 작렬하는 순간이다. 그린이 어렵고 정확도를 필요로 하는 사우스스프링스컨트리클럽(경기 이천)이 격전장이다. 벙커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코스로 기복이 심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 따라서 김지현에게 한 표.

부문별 예측이다. 대회 포인트가 크게 걸린 메이저 대회에서 선전한 고진영이 KLPGA대상을 받으며 지난해에 이어 이 부문 2연패에 성공한다. 상금 랭킹 1위에는 시즌 5승을 거둔 김지현이 오른다. 시즌 상금 10억원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신인상은 상반기에 우승한 박민지를 밀어내고 하반기에 1승을 챙긴 장은수가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는 이정은이 시즌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 결과 60대 타수로 1위에 등극할 것 같다. 그는 톱10 피니시율에서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 전문가 의견

예측 결과가 전문가마다 다를 수 있다. 투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에게 우리의 예측 결과를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

상반기처럼 김지현이 독주하는 형국은 아닐 것 같다. 이미 시즌 1승씩을 챙긴 고진영이나 오지현의 선전이 기대된다. 따라서 상반기보다는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우승 경력이 있지만 아직 올해 우승하지 못한 장수연, 조정민, 배선우 등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박성현을 노리던 선수들이 워낙 많았다. 이미 투어 강자의 면모를 보인 이정은과 김해림 역시 하반기에 우승을 더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상위권 선수들은 대회마다 박빙의 경기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큰 규모의 대회에서는 고진영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조바심(부상이나 스윙 교정, 성적 등으로) 때문에 게임이 풀리지 않은 것도 있지만 1승을 챙긴 상태이므로 마음 편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은 시즌은 고진영과 이정은, 김지현과 김해림의 4파전으로 이어질 것 같다.

신인 중에 박민지도 내공이 뛰어난 선수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프로로 데뷔하는 최혜진은 올해 우승하기에는 약간 이른 것 같다. 아마추어 때와는 마음가짐과 분위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부문별 1위 예측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감한다.

임한섭 (SBS골프 아나운서)

골프는 결과에 대해 예측하고 흐름을 읽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종목 중 하나다. 게다가 하반기에 코스가 바뀐 대회가 많아서 쉽게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예측을 해보자면 이정은은 하반기에도 꾸준히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도 지금까지의 컨디션은 괜찮은 것 같다. 다만 김해림을 비롯해 다른 선수들이 그들을 따라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반기에 프로로 데뷔하는 최혜진의 우승은 낙관할 수 없다. 투어의 낯선 분위기와 주위의 기대감을 버텨낼 수 있느냐가 문제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 코스에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다. 다른 선수들도 겪어보지 않은 코스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과거 김효주의 백을 멨던 서정우 캐디가 최혜진을 도울 것으로 보이는데 호흡이 잘 맞는다면 의외의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부문별 1위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고진영이 한 번 우승한 것으로 대상 포인트 1위까지 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이정은이 대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정은처럼 안정적으로 톱10에 꾸준히 들어야만 대상 포인트를 많이 획득할 수 있다.



조민준 (프로 골퍼 / 교습가)

상반기에는 신인이나 첫 우승에 도전하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반기는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상금 규모가 큰 대회가 연달아 열리기 때문에 코스 세팅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또 체력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술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하반기에는 우승을 많이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하나 유념해야 할 부분은 상반기에 다승한 선수들이 하반기에도 그럴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우승에 대한 부담이나 욕심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진영이 하반기를 우승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의 페이스가 남은 시즌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최혜진은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은 이미 갖췄다. 실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을 잘 견뎌낸다면 승수를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부문별 1위 예측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다만 장은수가 하반기에 우승을 한다면 지금 신인상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민지를 역전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이정은의 마인드가 올해 강해 보인다. 따라서 지금의 페이스만 잘 유지한다면(현재도 대상 포인트 부문 1위이기 때문에) 대상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 투어 예측

한국프로골프투어(KGT) 하반기가 시작됐다. 하반기가 더 중요해진 이유는 한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대회인 CJ컵@나인브릿지에 출전할 수 있는 카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선수는 제네시스(대상) 포인트 상위 세 명과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자다.

하반기에는 메이저급 대회인 신한동해오픈과 제네시스챔피언십을 통해 상금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굵직한 대회가 여럿 포진해 있다. 따라서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리라 예상하며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요소 또한 많다.

올해 상반기에 다승을 챙긴 선수는 없다. 이벤트 경기였던 동아제약-동아ST챔피언십을 시즌 정규 대회에 편입시키면 이야기는 다르다. 최진호가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하고 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챙겼다. 그 외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다승자가 나올 기회는 있었다. 김승혁이 데상트코리아먼싱웨어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고 바로 카이도골든V1오픈에서 우승할 기회를 잡았지만 연장 승부 끝에 아깝게 우승을 내주며 2승째를 놓쳤다. 이형준도 안타깝게 KPGA선수권대회에서 1타 차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대회에서 우승하며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파워 랭킹

우선 하반기 파워 랭킹을 살펴보자. 최진호, 이정환, 이형준, 강경남 등이 꾸준히 상위권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호는 매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안정감 있게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판단된다. 이신 JTBC골프 해설위원은 “상반기보다 동아제약-동아ST챔피언십에서 최진호의 스윙은 더 단단해졌다. 스윙의 안정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투어 첫 승을 신고하고 톱10에도 다섯 번이나 들며 꾸준히 이름을 알린 이정환 역시 하반기에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8월15일 현재)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매년 1승씩 챙기고 있는 이형준이 한국오픈 이후 매 대회 톱10에 들며 남은 대회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경남 역시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퍼트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하반기에 카메라에 자주 잡힐 선수로 거론된다. 그는 그린 적중률 83.056%를 기록하며 최고의 샷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흔들렸던 퍼팅이 마지막 대회에서 잡히기 시작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베스트 교습가 중 한 명인 송경서는 “강경남은 퍼팅이 장점이었다. 최근에 전성기의 퍼팅 감각을 회복했다. 지인을 통해 멘탈적으로도 나아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다승자가 나온다면 이들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문턱을 두드리고 있는 박준섭, 변진재도 생애 첫 승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승택도 눈여겨볼 선수로 지목됐다. 송경서는 “볼 스트라이킹 능력이 대단한 선수다. 언제라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라고 예상했다. 한 차례 고비만 넘기면 좋은 성적으로 하반기를 이끌 선수들이다. 이들 중 누가 먼저 웃게 될지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대회별 예상

상반기에 잘한 선수들이 하반기에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낼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첫 승을 올리는 선수도 당연히 보게 될 것이다.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총상금 5억원)이 열리는 파미힐스컨트리클럽(경북 칠곡) 동 코스에선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낸 박준섭, 변진재가 투어 첫 승을 신고할 수 있다고 본다. 전장이 7158야드의 긴 코스다. 장타자가 유리한 코스다. 박준섭은 드라이브 거리 부문 4위(291.18야드)에 올라 있다. 그런 면에서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단, 김준성과 마지막 날 같은 조로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에서 말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코스다. 허인회도 이런 코스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신설 대회인 티업•지스윙메가오픈(총상금 5억원)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 드림파크 컨트리클럽(인천 서) 드림 코스에서 개최된다. 전장 7051야드로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다. 언듈레이션도 심하지 않아 낮은 스코어를 기록해야 우승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군산컨트리클럽이나 현대더링스컨트리클럽과 비슷한 스타일의 코스다. 이 코스는 몰아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에게 더 유리하다. 공격적인 플레이와도 스타일이 잘 맞는다. 박은신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이신 위원은 “그는 몰아 치기를 잘하는 선수다. 그만큼 공격적이다”고 했다. 이어 이 위원은 “분명 뒤처지는 날이 있다. 잘 치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크게 나는 편이다”라고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했다. 이런 코스에선 이정환이 우승을 한 번 맛봤기 때문에 유리하다. 주흥철도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군산컨트리클럽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앞선 두 대회에서 누가 우승하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닌 듯하다. 다승자가 나와도, 투어 첫 승을 신고하는 선수가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의 실력을 테스트할 변별력을 보이는 코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체력적으로 뒤처질 시기도 더더욱 아니다.

CJ컵@나인브릿지를 올해 목표로 두고 있는 이정환은 쉬운 코스에서 포인트를 더 벌릴 기회를 엿볼 것이다. 크게 까다롭지 않은 코스이기 때문에 현재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도 쉽게 물러서진 않을 태세다. 반면 이어지는 올 두 개의 큰 대회를 위해 페이스를 조절하는 선수도 분명히 있다. 한 방을 위해 샷 감각과 경기력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는 조정 기간이라 볼 수 있다.

상금 순위는 더 흥미를 돋울 요소다. 총상금 12억원인 신한동해오픈과 15억원인 제네시스챔피언십이 있다. 5억원에서 7억5000만원 사이의 다른 대회에 비하면 확실히 욕심나는 대회다. 상반기에 상금 규모가 큰 대회에서만 좋은 성적을 내도 상금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장이근이 보여줬다. 그는 한국오픈에서 우승하고 KPGA선수권대회에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열린 대회는 단 네 개만 출전한 결과다. 남아 있는 빅매치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신한동해오픈이나 대부분 메이저급 코스는 긴 비거리과 좁은 페어웨이 그리고 단단한 그린으로 실력을 판가름한다. 전장이 길기 때문에 긴 비거리는 필수다. 단단한 그린에서 볼을 세울 수 있는 볼 스트라이킹 능력 또한 중요하다.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인천 서)과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인천 연수)는 벤트그래스가 식재돼 있다. 흔히 서양 잔디라 불리는 잔디가 깔린 코스에서는 정확한 볼 스트라이킹 능력이 더 요구된다. 그린 스피드를 빠르게 세팅하기 때문에 퍼팅 능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교습가 송경서는 “그린이 단단하고 까다로운 코스에서 대회가 열린다. 빠른 그린에서는 퍼팅 터치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 위원도 “장타자와 퍼팅을 잘하는 선수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빠른 그린에서 더 좋은 퍼팅을 보여주는 최진호를 우승 1순위로 꼽았다.

신한동해오픈에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대회라는 것이다. 2014년엔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상문이 초청 선수로 들어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우승했다. 올해도 군 복무를 마친 배상문이 참가한다. 2015년은 안병훈과 노승열이 경쟁을 벌였다. 결국 안병훈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는 외국인 선수(인도, 가간짓 불라)가 우승을 차지했고 김태우가 2위로 마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상위 20위까지 성적을 들여다보면 이창우, 이승택을 제외하곤 전부 해외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다.

이신 위원은 “아직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해외 투어 선수들의 실력에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역시 국내 투어 선수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코스에서 좋은 기억이 있는 김태우가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이 위원은 배상문이 제대하고 돌아오는 첫 대회에서 바로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리안투어에서는 제네시스챔피언십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력적인 혜택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15억원의 큰 상금과 PGA투어 대회 출전권이 포함된다. 그만큼 선수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런 큰 무대에서는 이미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우승할 확률이 높다. 우승의 압박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방법을 충분히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경서 역시 “큰 무대에서 이겨본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너무 뻔한 이야기 같지만 여기에도 단연 1순위는 최진호다. 이정환도 올해 매치플레이 연장 승부에서 한 번 패하고 그 다음 주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하며 강심장임을 입증한 바 있다. 그 역시도 이번에 상당히 가능성 크다. 올해 SK텔레콤오픈이 열린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이걸 언급하는 이유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도 벤트그래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잔디에서는 샷 컨트롤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볼을 보내야 할 곳과 그렇지 않아야 할 곳이 있다. 그걸 잘 판단해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도 그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홀도 있다. 압박을 받는 중요한 대회에서는 멘탈이 흐트러질 수 있다.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 마지막으로 KGT 대회가 열린 것은 제30회 신한동해오픈(2014년)이었다. 김승혁이 당시 4위에 올랐다. 그 사이에 코스 레노베이션이 진행되긴 했지만 김승혁은 우승 경험도 있고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듯하다. 최진호, 김승혁, 이정환 모두 서양 잔디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제네시스챔피언십이 끝난 이후에는 다소 뜨뜻미지근한 행보가 이어지리라 본다. 아직 골프 코스도 정해지지 않은 7~8차 카이도시리즈가 남아 있다. 그 사이에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이 열린다. 지난해는 88컨트리클럽에서 열렸고 올해는 정산컨트리클럽(경남 김해)로 자리를 옮긴다. 시원시원하게 날리는 티 샷보다는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골프 코스다. 샷 메이킹을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그때까지 체력 관리를 잘하고 샷 감각을 잘 유지하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하지만 많은 수상자 명단이 이쯤 되면 결정이 난다. 목표를 잃은 선수도 분명 있을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선수에게 한 표 던지는 이유다. 굵직한 두 개 대회에서 누가 두각을 나타내며 상금 랭킹 1위에 오를지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상반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하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스타로 커나갈지도 눈여겨볼 요소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와 제네시스챔피언십 그리고 카이도시리즈의 초대 우승자가 누가 될지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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