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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로타섬 천하태평 한, 그림 같은 곳 [Life & Travel : 1112] Life&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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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차대전 때 일본군 포대가 자리 잡았던 곳에 오르면 로타섬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끝에 보이는 건 웨딩케이크마운틴이다.

2 / 인적이 드문 스위밍 홀에서는 벌거벗고 바다에 들어가 속칭 누드 비치가 되었다.

 

사이판 로타섬
천하태평 한, 그림 같은 곳

 

관광지로써 로타섬은 빈약하다. 그러니 별난 경관을 보는 ‘관광’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대신 남태평양에 떠 있는 이 작은 섬에서는 찬란한 햇살을 받고 신선한 해풍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쏟아지는 별빛에 취할 뿐더러 느긋한 남태평양 사람의 삶만큼은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

 

글·사진 조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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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CC는 거의 모든 홀에서 남태평양을 내려다 봐 풍광에 취해 집중력을 잃기 십상이다.

 

사이판의 번화가라는 가라판을 가보면 ‘번화가’라는 단어 자체가 무색해 질 정도로 60년대 우리나라 바닷가 면 소재지를 방불케 한다. 높지 않은 건물이 길 따라 늘어섰고 사이사이 잡초 공터가 있고, 그 뒤로 허술한 주택이 띄엄띄엄 앉았다. 사람들은 느릿느릿 걸어가고 개들은 길가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잔다. 사이판엔 통틀어 단 세 개의 신호등이 있다. 서울이

라면 그 정도 교통량 네거리엔 신호등이 설 리가 만무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로타섬 사람은 사이판에 왔다가 제 집으로 돌아가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사이판이란 곳은 사람 살 데가 못된다. 어찌나 번잡스럽던지 눈이 핑 핑 돌아.’
로타(Rota)하면, 영화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명화 <대부>를 깔고 흐르는 사랑의 테마를 작곡한 거장 ‘니노 로타’를 연상할 것이다. 그러나 이 로맨틱한 이름은 남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의 그림 같은 초미니 섬 이름이기도 하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열여섯 개의 화산섬이 코발트 색 바다 위에 곡선을 그리며 떠 있다. 로타섬은 티니안, 사이판과 함께 사람이 살고 있는 섬 세 개 중 하나다. 열여섯 개의 섬은 미국의 자치령으로 북마리아나제도연방(CNMI)이라는 공식 행정 구역 명칭에 수도는 사이판 섬이다.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총독이 수장이다. 울릉도보다 조금 더 큰 이 섬엔 3500여 명의

차모로족과 캐롤라인족이 말다툼 한번 없이 살아간다. 외부인이 무슨 족이니 하며 피를 갈라놓지 그들은 자신이 차모로족인지 캐롤라인족인지 알지도 못한다. 부자도 없고 거지도 없다. 우리 눈에 그들은 잘 살지 못하지만 행복지수는 백만장자보다 더 높지 싶다. 도대체 걱정거리가 생길 일이 없으니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천하에 태평만 가득하다.

 

인심이 ‘뚝뚝’ 흐르는 로타섬 사람들
로타섬 바닷가 포구에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결혼식 같은 거창한 잔치가 아니라 아무개의 생일잔치다. 친척이나 지인을 부르는 게 아니다. 하기야 이 작은 섬사람 모두가 친척이나 지인이다. 소문은 이미 나 있고 올 사람은 오고 못 올 사람은 못 오는 것이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았다. 바닷가에 차양막을 치고 드럼통에 장작불을 피워 큼직큼직하게 잘라 낸 삼겹살을

굽는다. 내가 사진을 찍자 차양막 아래 의자에 앉으라 하더니 잘 구운 삽겹살 한 판을 접시에 담아와 가위로 뭉턱뭉턱 잘라 먹어 보란다. 나만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다. 요트를 청소하던 사람도 삼겹살 대접을 받았다. 인심이 ‘뚝뚝’ 흐르는 로타섬 사람에게는 네 것, 내 것의 경계가 희미하다. 이 작은 섬에 볼거리도 몇 군데가 있다. 섬 동쪽 끝 아스 맛모스(As Matmos) 절벽은 20여 개의 화산암 절벽이 파도에 침식되어 수직으로 병풍 쳤다. 섬의 동남쪽 버드 생추어리는 말 그대로 새의 성역이다.
아침이면 바다로 사냥 나가는 새떼,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새떼로 대 장관을 이룬다. 섬의 서쪽 끝머리엔 산이라 부르기엔 곤란하지만 고도 143m의 웨딩케이크마운틴이 솟아올랐다. 멀리서 보면 2단 결혼 케이크를 빼 닮았다. 이곳에 올라, 섬을 내려다보면 야자수 사이에 박힌 집이 모형처럼 보인다. 스위밍 홀(Swimming Hole)도 가 볼만한 곳이다. 괴상하게 생긴 외로운 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화산암이 덮인 곳에 은모래 작은 해변이 앙증맞게 자리 잡았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 훌렁훌렁 벗고 바다에 들어가 사람들은 이곳을 ‘누드 비치’라 부르기도 한다. 테테토 비치(Teteto Beach)는 제대로 된 해수욕장이다.

 

재미교포가 주인인 로타CC
사실 골프 코스는 이 섬의 여행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손이 근지러운 사람은 남국의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전장

7093야드의 챔피언 코스로 원래는 하와이 출신의 코스 디자이너 스콧 피셋의 설계에 의해 9홀로 조성되었으나 일본의 종합

건설 그룹인 레이코프가 인수한 뒤 18홀로 재개장 되었다. 열대 지방 코스의 페어웨이는 버뮤다그라스가 대세를 이루는데

로타CC의 페어웨이는 고려 잔디의 일종으로 잎이 가늘고 밀도가 높고 직립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볼이 바닥에 밀착되어

있는 서양 잔디에 겁먹은 골퍼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이 아름다운 코스는 대부분의 홀이 오션뷰라 경관에 취하면 스코어에

흠집을 내기 일쑤다. 로타섬에 있는 100여 개의 객실 중 로타CC의 리조트가 50여 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스파, 아로마

테라피 마사지, 해초와 허브를 소재로 한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다.
이 코스는 주인이 또 바뀌어 지금은 재벌급 우리 재미교포가 소유주다.
로타는 배로 가든, 비행기로 가든 사이판을 경유해야 한다.


문의 775-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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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생일 파티용 삼겹살 바비큐는 길 가던 사람도 얻어먹는다.
2 / 테테토비치는 언제나 한가하다. 
3 / 18번 홀 너머 클럽하우스와 리조트가 보인다.

 

 

조주청.jpg조주청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여행작가,
세계 120개 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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