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수, 국가상비군 새내기 최정인
우리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공간에서 배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몰랐던 사람을 친구로 만들 수 있고 처음 가본 곳에 흠뻑 매료되기도 한다. 누구나 ‘첫 만남’, ‘첫 사랑’, ‘첫 입맞춤’ 등에 대한 설렘과 추억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국가상비군 최정인(호서대)은 올해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첫 동계 훈련’에 입소했다.
> <골프 다이제스트> : 올해 처음 상비군이 됐는데 소감은? 최정인 : 골프를 하면서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다. 그래야 골프를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사람이 살면서 태극 마크를 달아본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골프로 인해서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다. > 단체 훈련은 처음일 텐데. 첫날은 코치님을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처음이라 분위기를 잘 몰랐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매일 점호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러워졌다. 여자 코치님께서 엄마처럼 잘 챙겨 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 힘들었던 점은? 첫날 조깅을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입으로 숨을 쉬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폐활량이 늘었나 보다. 이제는 잘 뛸 수 있다. > 평소 체력 훈련을 하지 않았나? 필요성은 느끼지만 운동을 할 때 숏 게임 쪽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체력 관리가 소홀했다. 이번에 밸런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스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골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골고루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기서 훈련하는 것과 평소에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다르다. 하루가 꽉 짜여 돌아가니까 뭔가 모르게 보람 있게 느껴진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아쉽다. 여기서 익힌 것을 집에 가서도 꾸준히 하고 싶다. >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약한 부분이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정신력이 강해져 돌아가고 싶다.
중수, 국가대표 팀 주장 백지은
오락이나 골프에서 한창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중수 시절이고 아마추어는 90타를 깼을 때다. 초보 딱지를 떼고 비로소 시야가 확 트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는 무모한 도전도 불사하고 가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재미에 푹 빠져버린다. 여자 국가대표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백지은(대구대)은 올해 동계훈련에 세 번째 참가한 중수다.
> <골프 다이제스트> : 3년째 동계 훈련에 참가한다. 어떻게 달라졌나? 백지은 : 갈수록 포근해진다. 예전에는 코치 몰래 선후배 간의 집합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별도의 집합을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 분위기가 나름 통했고 또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서열이 아닌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프로그램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무조건 뛰는 식이었다면 올해는 밸런스 운동처럼 기구를 활용한 훈련이 도입됐다. > 단체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필요하다. 개인 운동이다 보니 사회성이 결여되기도 한다. 항상 부모님과 다니고 연습 때문에 친구를 만날 기회도 적기 때문이다. 단체 훈련을 받다 보면 선후배가 함께 어울릴 수 있고 서로 조언도 해주면서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런데 훈련을 받으면서도 경쟁 의식이 강한 친구들이 더러 있어 안타깝다. > 국제 대회에 여러 번 참가했을 텐데, 외국 선수가 우리나라 대표 팀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 그들은 항상 우리를 부러워한다. 골프가 개인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훈련도 하고 그러지 않는가. 외국 선수들은 정말 자유스러운 분위기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분위기가 다르다. 그들은 그때부터 축제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 > 주장으로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선수에게 조언을 해주면? 훈련이 힘들 때도 있다. 힘이 들면 짜증도 나고 집중력도 떨어지니까 거기서 멈춰버리기도 한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하면 느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참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할 것 같다. > 이번 동계 훈련에서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특히 여자는 22세가 넘으면 체력이 그때부터 서서히 떨어진다고 하는데 고민이다(웃음).
고수, 국가대표 에이스 김효주
중국 무협 영화를 보면 무술에 능통한 절대고수는 함부로 칼을 뽑지 않는다. 고수는 말이 앞서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내공을 가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으며 지나가면 손 한번 내밀기도 두려울 때가 있다. 올해 6년째 동계훈련에 참가한 김효주(대원외고)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동계 훈련 캠프에서는 절대고수다.
> <골프 다이제스트> : 언제부터 동계 훈련에 참가해왔나? 김효주 :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상비군이 됐고 올해로 6년째 훈련을 받고 있다. 그때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상비군 제도가 있었던 시절이다. 지금은 초등학생은 받지 않는다. > 초등생 시절, 처음 들어왔을 때 기억은? 그냥 정말 좋았다는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 그 때는 3주 훈련을 했는데 내가 제일 막내였고 초등학생이다 보니까 선배들이 잘 챙겨주고 무섭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올해로 6년째가 됐다. 그동안 동계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나? 그렇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코치님으로부터 다양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훈련하면서 단체 생활을 배울 수 있어 좋다. > 동계 훈련의 효과는? 그건 합숙 때 자신이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시즌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 같다.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동계 훈련이 어떻게 달라졌나? 거의 다 바뀐 것 같다. 식사도 많이 좋아졌고 운동 프로그램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특히 밸런스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 > 이번 동계 훈련을 통해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체력 운동을 많이 못해서 체력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남은 기간 동안에는 체력 운동을 위주로 연습할 예정이다.
양수진의 따뜻한 동행 “일본에서 상금 랭킹 1위 하면 국가대표 훈련비 전액 지원할 겁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 랭킹 4위 양수진(넵스)이 3박4일 일정으로 국가대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훈련 일정을 뒤로 하고 4일 동안이나 방문한다는 것이 색달라 보였다. 그녀가 왜 대표 훈련 장소를 찾게 된 것인지, 과거 자신이 훈련을 받았을 때와 달라진 점은 없는지 이것저것 물어봤다. 인터뷰 고형승
> <골프 다이제스트> : 올해 특별히 대표 팀을 방문하게 된 배경은? 양수진 : 일단 예전에 훈련했던 것이 그리웠던 것도 있고 후배들이 어떻게 운동하나 보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서 왔다.
> 대한골프협회(KGA)에 1000만원을 기부도 하고 이번에는 후배들을 위해 격려금도 전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도 상비군이나 국가대표를 해봤다. 그 시절을 겪어왔기 때문에 협회에 감사한 것도 있고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서 기부한 것이다.
> 과거 동계 훈련을 직접 받았을 때와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상당히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 운동을 힘들게 시켰다. 달리기도 육상 선수가 연습하듯이 했고 체력 훈련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더 효과적인 운동을 하는 것 같다. 그때는 밸런스 운동은 전혀 없었다. 주로 밴드 운동이나 기본적으로 헬스장에서 하는 하체 운동, 복근 운동 그리고 주로 달리기를 많이 했다.
> 동계 훈련이 어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일단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나가면 그게 몸에 배인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 멘탈이 강해진다.
> 지금 대표 선수들은 예전 선배들에 비해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또 기본적인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때는 무섭게 시키고 그러다 보니까 정신적으로도 강해지고 군기가 바짝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하다 보니까. 물론 그런 것이 나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태극 마크를 달았으니까 군기는 좀 잡혀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웃음).
> 골프 발전을 위해 뭔가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에서 상금 랭킹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 비용 전액을 내가 다 내기로 약속했다. 숙식비나 훈련비 모두. 어릴 때부터 대한골프협회에 많은 도움을 받아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로로 돈을 버니까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고, 협회에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다.
>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목표로 하는 주니어 선수에게 한마디 한다면? 국가대표가 되려면 남과는 달라야 한다. 대회에 나가서도 출발하기 전에 연습 그린에서 떠들고 그러는 선수가 많은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출발하기 전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연습하고 생각을 가다듬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습 시간도 남과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남보다 더 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