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장을 가다 [Feature : 1202] 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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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TRAINING REPORT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장을 가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그런데 최근 해외 언론은 한국 골프가 강한 이유를 ‘국가대표 시스템’과 ‘단체 훈련’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연 한국의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은 어떤 목표를 갖고 있으며 구체적인 훈련 내용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개선하고 보완할 것은 없는지 궁금해졌다. 이를 위해 그들의 훈련 과정에 동행, 밀착 취재해봤다.


장수진 사진 신기환

 

다크 초콜릿 같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제주 남녕고등학교 운동장에는 나즈막한 구호 소리가 울려 퍼진다. 눈보라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영하의 날씨지만 차가운 운동장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른다. 바로 대한골프협회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장의 모습이다.
  입소식과 입문 교육 등 공식 일정이 시작된 것은 1월4일이었고 본격적인 체력 훈련은 다음날인 5일부터 시동이 걸렸다. 운동장을 겨우 세 바퀴를 돌았을 뿐인데 벌써부터 숨이 턱까지 차올라 대열에서 뒤처진 아이들이 보인다. 최상의 기량을 자랑한다는 남자 고등학생과 함께 뛰었는데, 오히려 에디터보다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들이 운동선수가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남녕고교 운동장에는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뿐만 아니라 육상이나 기타 구기 종목의 주니어 선수단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삐쩍 마른 여중생도 열 바퀴, 스무 바퀴를 거뜬히 소화하는 것에 비하면 골프 국가대표와 상비군은 체력적으로 한참 뒤처져 보였다.

 

멘탈과 체력 강화가 훈련의 가장 큰 목표
운동장 일곱 바퀴를 겨우 채우고 사색이 된 아이들은 정리 운동을 위해 실내 체육관으로 들어가 스트레칭을 한다. 6열 종대로 늘어선 선수에게 코치는 방사형으로 ‘헤쳐 모여’를 외쳤지만 느릿느릿 앞뒤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세계 무대를 정복하고 있는 한국 골프의 대표급 선수들이라 하기엔 눈빛이나 동작이 어수룩해보였다.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도대체 어떤 훈련을 할 수 있을까? 성과가 있긴 한 걸까? 회의가 밀려왔다. 박세리의 카리스마나 최경주의 독기를 기대한 에디터로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이런 회의 뒤에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이들이 자신의 훈련 목표와 극복해야 하는 한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개인의 훈련 스케줄을 뒤로 하고 이 자리에 와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들은 ‘동계 훈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골프 다이제스트>의 설문에 ‘체력(19.4%)’과 멘탈 강화(18.1%)’를 가장 우선 순위로 꼽았다(140페이지 참조). 또 현재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 역시 ‘멘탈(35.8%)’과 ‘체력(19.8%)’을 선택함으로써 이번 훈련에서 보강하고 얻어가야 할 것은 결국 멘탈과 체력이었다.

 

달라진 훈련 프로그램이 가져다준 효과
이는 대한골프협회 김동욱 부회장이 얘기하는 동계 훈련의 목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대표 팀이 해외 경기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3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초심, 효심, 뚝심이다. 이것이 개인적인 동기 부여라면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에서는 보다 조직적인 마인드(국가관, 대표의 자세, 단체 생활의 기본기, 연대감, 소속감, 자긍심)를 심어주고 체력과 기본 상식을 채워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은 그들의 답답함을 채워줄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50%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골프 스윙 기술 보강과 단순 체력 단련에 맞춰져 있던 훈련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밸런스 트레이닝과 교양 강좌가 보강되는 등 커리큘럼이 상당 부분 교체됐다. 새벽 체력 훈련과 아침 식사 후의 밸런스 트레이닝, 또 저녁 시간을 이용한 특강(룰과 에티켓, 영어, 각종 교양 강좌, 미디어 응대법, 골프 장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일과를 마치기 전의 스트레칭으로 구성된 주요 프로그램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렇다면 ‘골프는 언제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 2~3시간 가량의 연습장과 골프 코스에서의 골프 스윙 연습과 실전 라운드 연습이 병행된다. 골프 본연의 훈련도 간과하고 있지는 않다.
  새벽 6시부터 한 시간 반 가량의 운동장에서의 아침 체력 훈련과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9시부터 2시간 반 가량의 밸런스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밸런스 트레이닝은 6가지 기구를 사용한 골프 근육 보강 운동이다. 골프에 필요한 체력, 근력, 유연성, 집중력, 순발력, 평형 능력을 개발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를 위해 자생한방병원의 송협 팀장(물리치료사)이 2박3일간 직접 대표 팀 훈련에 참여해 이론과 실전 교육을 돕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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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제주고교 연습장에서 샷 감각을 다듬고 있는 선수들.
2 / 저마다 개인 코치가 있어 스윙 교정은 조심스럽지만, 선수의 질문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레슨에 응한다(사진 오른쪽은 이준석 코치).
3 / 바이오피드백을 위한 엑스코 훈련으로 근육 조절과 관절의 감각을 높여준다.
4 / 발목의 안정과 전신의 협응력 강화를 위한 밸런스쿠션 운동.
5 / 연습이 끝난 후 볼 정리를 하는 선수단.
6 / 근육의 전신 상호 작용과 균형 감각 훈련에 좋은 폼롤러 운동.  

 

골프 생리학, 코스 매니지먼트,룰과 에티켓, 영어
송 팀장은 호주의 램지 맥마스터(물리치료사)를 사사했고, 맥마스터의 제자로 구성된 ‘보헤미안(Bohemian)’ 팀의 일원이다. 지난해 말 심장마비로 타계한 맥마스터는 호주 국가대표 팀의 코치 중 한 명으로 부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스윙 오류를 초반에 제거하기 위해 스윙 분석을 통해 문제의 근원으로 작용하는 신체적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스트레칭과 근력 개발 프로그램을 짜주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바로 이 같은 역할을 송협 팀장이 일부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체력 훈련과 밸런스 트레이닝이 진행되는 오전 일정이 끝나면 점심 식사 후 선수들은 연습장이나 코스로 향한다. 이들의 목표가 스윙 교정에 있지 않기에 코치진은 그들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연습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맡기며 신뢰를 갖고 질문을 해오는 선수에 한해 스윙 교습을 해준다. 오후에는 주로 골프에 필요한 이론(골프 생리학, 코스 매니지먼트, 룰과 에티켓)이나 교양(영어), 그리고 멘탈 강화를 위한 골프 심리 상담 등이 이뤄진다.
  그렇다면 올해 한국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 내용은 어떤 이유로 새 커리큘럼을 짜게 된 것일까. 남자 국가대표 팀을 전담하고 있는 김봉주 코치(한국체육대학 석사, 골프 1급 지도자)를 비롯해 대표와 상비군 코치 10명의 얘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 골프 선수의 롱런을 위한 조건
엘리트 코스를 밟는 한국 주니어 선수는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에 골프를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골프에 맞게 몸을 만들지 않고 무리하게 스윙 훈련만 하기 때문에 몸에 심한 불균형이 온다. 외국의 골프 전문 코치도 입을 모아 ‘한국 선수는 어떻게 그렇게 망가진 몸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항상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이는 뒤집어 얘기하면 그 몸으로는 아무리 기술이 좋고 멘탈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도저히 롱런 할 수 없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은 체력과 멘탈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개인 훈련 일정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샷 연습과 같은 기술 분야에 4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60.4%)하는 반면 체력 향상을 위한 기초 체력 훈련은 2시간 미만(73.4%)으로 하고

 

있었고, 약 30%의 선수만이 멘탈 트레이닝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밸런스 운동이나 멘탈 훈련이 골프의 기술적인 측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알고 있지만 막상 일상 훈련에서는 이 같은 필요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대표 팀은 ‘뛰어난 골프 기량을 만들어 내보내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자신의 몸을 골프에 맞게 트레이닝 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도 관리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김봉주 코치의 말이다.
  “과거의 한국 골프 대표 팀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많이 내왔다. 따라서 이전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시대가 변했고,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교체할 타이밍이 온 것뿐이다. 과거엔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전인적인 골프 교육과 골프를 진정 즐기고 롱런 할 수 있는 골퍼를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수층이 넓어지고 더 좋은 선수가 골프에 영입됨으로써 올림픽 금메달 같은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여러 전문가의 얘기를 종합하자면 이렇다. 양적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 골프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선수가 오랫동안 선전 할 수 있는 질적 성장의 토대가 마련돼 있는가에 관해서는 최근 상당히 의문이 제기돼 왔다. 20대에 세계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장정, 김주연 등 국가대표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유능한 선수들은 충분히 제 몫을 했고, 좋은 성적을 내왔다. 그러나 그들이 일찍 대성한 것에 비해, ‘롱런하고 있는가’라는 대목에서는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없다. 한국 선수는 ‘빨리 성공한 대신 빨리 노화된다’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단순한 골프 기술자가 아니라 역사나 문화, 룰과 에티켓, 코스 매니지먼트, 멘탈, 장비 상식 같은 기술 외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않는 전인적인 골퍼가 되어야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신지애, 최나연, 서희경, 유소연 등 20대 초반의 젊은 프로 사이에서 골프를 접근하는 방식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스윙 코치 외에 물리치료사나 트레이너, 심리 치료사 등과 전방위적으로 골프 관련 훈련을 병행하는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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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동계 합숙 훈련 시작을 알리는 입소식은 1월4일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2 / 그랜드호텔은 선수들을 위해 태능선수촌의 식단을 공수해왔다.
3 / 남자 선수단은 밤 10시가 되면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는 점호를 한다.
4 / 여자 국가대표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백지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여자 선수단.

5 / 개인적 고민까지 꼼꼼히 챙기는 여자 코치 4인 덕분에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하다.

 

한국 대표 팀은 제2의 도약기
올해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 시스템이 바뀌었다. 코치진도 새로워졌고 한 명 뿐이던 여자 코치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그동안 커뮤니케이션에 장애를 느꼈던 여자 선수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물리치료사인 송협 팀장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골프 신체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골프 스윙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여기다 이준석 코치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영어 골프 교육을 했고, 국가대표 출신으로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양수진은 특강 강사로 나와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앞서 언급한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은 그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관해 ‘만족스럽지 않은 50%’는 무엇 때문인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멘탈과 체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동계 훈련의 결과는 어떻게 측정할 수가 있을까? 물론 학생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터뷰한 몇몇 선수에게서 ‘매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이라면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결과를 측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훈련에 참가한 선수의 체력 상태가 그저, 잘 뛰지 못한다거나 혹은 밸런스 운동을 할 때 힘들어한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데이터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과연 신체 어느 부위가 강하고 부족한지, 또 스윙이 어떻게 그들의 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없었다. 눈으로 확인하는 추정치만 알고 있을 뿐이다.
  국민체력센터나 사설 기관을 활용하면 보다 과학적으로 현재의 신체적 문제점과 이를 개선하는 훈련의 결과를 측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 한 가지는 코치진의 다양성과 전문성에 대한 아쉬움이다. 현재는 프로 골퍼 출신과 골프 지도자 출신에 집중되어 있지만 향후에는 체력이나 멘탈, 심리, 부상 등을 전문적으

 

 

로 다루는 심리전문가, 전문 트레이너, 물리치료사 등이 보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한정된 예산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100% 만족스런 시스템을 당장 마련할 수는 없다고 본다. 김봉주 코치의 말처럼 ‘각 시대마다 요구되는 훈련 방식이 있고, 현실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부족함이 채워질 수는 없을 것이다.

 

훈련 목적과 성과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 아쉬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선수단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단체 합숙이라는 틀 안에 갇혀 답답해 했고, 운동장 일곱 바퀴도 버거워 했던 아이들은 코치진과 개인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는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었고, 스무 바퀴를 뛰어도 끄떡없는 체력으로 변해 있었다. 복근 운동을 하다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던 아이도 거뜬히 코어 운동을 소화해냈다.
  이들은 훈련 기간 동안 한국 골프를 대표한다는 자긍심이 밑바탕이 되어 왜 골프를 하는지, 어떻게 골프를 해야 하는지, 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다. 대표 팀 훈련 마지막 날이었던 1월18일 통화한 황아름(대경대)은 훈련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골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말로만 외쳤던 체력의 중요성을 뼈져리게 느꼈고, 훈련 기간 동안 몸에 배인 운동 습관을 집에서도 꾸준히 유지할 생각이다. 그저 골프 스윙을 잘해 빨리 프로가 되고 투어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골프를 오랫동안 즐겁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녀의 얘기에서 2012년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은 목표를 초월한 성과를 거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를 보다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만족도 조사 등)과 보다 과학적인 장비와 공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대한골프협회가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에디터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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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훈련에도

하수, 중수, 고수가 있다

해마다 진행되는 동계 훈련이지만 어떤 이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이는 반대로 설렘을 갖기도 한다. 훈련에 처음 참가하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하기만 할 것이고 여러 번 참가해봤던 이에게는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처음으로 훈련에 참가한 하수와 3년째인 중수, 그리고 6년째인 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고형승

 

하수, 국가상비군 새내기
최정인

 

우리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공간에서 배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몰랐던 사람을 친구로 만들 수 있고 처음 가본 곳에 흠뻑 매료되기도 한다. 누구나 ‘첫 만남’, ‘첫 사랑’, ‘첫 입맞춤’ 등에 대한 설렘과 추억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국가상비군 최정인(호서대)은 올해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첫 동계 훈련’에 입소했다.

> <골프 다이제스트> : 올해 처음 상비군이 됐는데 소감은?
최정인 :
골프를 하면서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다. 그래야 골프를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사람이 살면서 태극 마크를 달아본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골프로 인해서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다.
>  단체 훈련은 처음일 텐데.
첫날은 코치님을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처음이라 분위기를 잘 몰랐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매일 점호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러워졌다. 여자 코치님께서 엄마처럼 잘 챙겨 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  힘들었던 점은?
첫날 조깅을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입으로 숨을 쉬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폐활량이 늘었나 보다. 이제는 잘 뛸 수 있다.
>  평소 체력 훈련을 하지 않았나?
필요성은 느끼지만 운동을 할 때 숏 게임 쪽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체력 관리가 소홀했다. 이번에 밸런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스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골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골고루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기서 훈련하는 것과 평소에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다르다. 하루가 꽉 짜여 돌아가니까 뭔가 모르게 보람 있게 느껴진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아쉽다. 여기서 익힌 것을 집에 가서도 꾸준히 하고 싶다.
>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약한 부분이 멘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정신력이 강해져 돌아가고 싶다.

 

 

중수, 국가대표 팀 주장
백지은

 

오락이나 골프에서 한창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중수 시절이고 아마추어는 90타를 깼을 때다. 초보 딱지를 떼고 비로소 시야가 확 트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는 무모한 도전도 불사하고 가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재미에 푹 빠져버린다. 여자 국가대표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백지은(대구대)은 올해 동계훈련에 세 번째 참가한 중수다.

> <골프 다이제스트> : 3년째 동계 훈련에 참가한다. 어떻게 달라졌나?
백지은 :
갈수록 포근해진다. 예전에는 코치 몰래 선후배 간의 집합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별도의 집합을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 분위기가 나름 통했고 또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서열이 아닌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프로그램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무조건 뛰는 식이었다면 올해는 밸런스 운동처럼 기구를 활용한 훈련이 도입됐다.
> 단체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필요하다. 개인 운동이다 보니 사회성이 결여되기도 한다. 항상 부모님과 다니고 연습 때문에 친구를 만날 기회도 적기 때문이다. 단체 훈련을 받다 보면 선후배가 함께 어울릴 수 있고 서로 조언도 해주면서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런데 훈련을 받으면서도 경쟁 의식이 강한 친구들이 더러 있어 안타깝다.
>  국제 대회에 여러 번 참가했을 텐데, 외국 선수가 우리나라 대표 팀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
그들은 항상 우리를 부러워한다. 골프가 개인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훈련도 하고 그러지 않는가. 외국 선수들은 정말 자유스러운 분위기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분위기가 다르다. 그들은 그때부터 축제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
>  주장으로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선수에게 조언을 해주면?
훈련이 힘들 때도 있다. 힘이 들면 짜증도 나고 집중력도 떨어지니까 거기서 멈춰버리기도 한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하면 느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참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할 것 같다.
>  이번 동계 훈련에서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특히 여자는 22세가 넘으면 체력이 그때부터 서서히 떨어진다고 하는데 고민이다(웃음).

 


고수, 국가대표 에이스
김효주

 

중국 무협 영화를 보면 무술에 능통한 절대고수는 함부로 칼을 뽑지 않는다. 고수는 말이 앞서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내공을 가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으며 지나가면 손 한번 내밀기도 두려울 때가 있다. 올해 6년째 동계훈련에 참가한 김효주(대원외고)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동계 훈련 캠프에서는 절대고수다.

>  <골프 다이제스트> : 언제부터 동계 훈련에 참가해왔나?
김효주 :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상비군이 됐고 올해로 6년째 훈련을 받고 있다. 그때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상비군 제도가 있었던 시절이다. 지금은 초등학생은 받지 않는다.
>  초등생 시절, 처음 들어왔을 때 기억은?
그냥 정말 좋았다는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 그 때는 3주 훈련을 했는데 내가 제일 막내였고 초등학생이다 보니까 선배들이 잘 챙겨주고 무섭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올해로 6년째가 됐다. 그동안 동계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나?
그렇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코치님으로부터 다양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훈련하면서 단체 생활을 배울 수 있어 좋다.
>  동계 훈련의 효과는?
그건 합숙 때 자신이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시즌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 같다.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동계 훈련이 어떻게 달라졌나?
거의 다 바뀐 것 같다. 식사도 많이 좋아졌고 운동 프로그램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특히 밸런스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
>  이번 동계 훈련을 통해 반드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체력 운동을 많이 못해서 체력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남은 기간 동안에는 체력 운동을 위주로 연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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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jpg  양수진의 따뜻한 동행
 “일본에서 상금 랭킹 1위 하면  국가대표 훈련비 전액 지원할 겁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 랭킹 4위 양수진(넵스)이 3박4일 일정으로 국가대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훈련 일정을 뒤로 하고 4일 동안이나 방문한다는 것이 색달라 보였다. 그녀가 왜 대표 훈련 장소를 찾게 된 것인지, 과거 자신이 훈련을 받았을 때와 달라진 점은 없는지 이것저것 물어봤다. 인터뷰 고형승

 

 

> <골프 다이제스트> : 올해 특별히 대표 팀을 방문하게 된 배경은?
양수진 : 일단 예전에 훈련했던 것이 그리웠던 것도 있고 후배들이 어떻게 운동하나 보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경험했던 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서 왔다.


> 대한골프협회(KGA)에 1000만원을 기부도 하고 이번에는 후배들을 위해 격려금도 전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도 상비군이나 국가대표를 해봤다. 그 시절을 겪어왔기 때문에 협회에 감사한 것도 있고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서 기부한 것이다.


> 과거 동계 훈련을 직접 받았을 때와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상당히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 운동을 힘들게 시켰다. 달리기도 육상 선수가 연습하듯이 했고 체력 훈련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더 효과적인 운동을 하는 것 같다. 그때는 밸런스 운동은 전혀 없었다. 주로 밴드 운동이나 기본적으로 헬스장에서 하는 하체 운동, 복근 운동 그리고 주로 달리기를 많이 했다.


> 동계 훈련이 어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일단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나가면 그게 몸에 배인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 멘탈이 강해진다.


> 지금 대표 선수들은 예전 선배들에 비해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또 기본적인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때는 무섭게 시키고 그러다 보니까 정신적으로도 강해지고 군기가 바짝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하다 보니까. 물론 그런 것이 나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태극 마크를 달았으니까 군기는 좀 잡혀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웃음).


> 골프 발전을 위해 뭔가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에서 상금 랭킹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 비용 전액을 내가 다 내기로 약속했다. 숙식비나 훈련비 모두. 어릴 때부터 대한골프협회에 많은 도움을 받아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로로 돈을 버니까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고, 협회에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다.


>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목표로 하는 주니어 선수에게 한마디 한다면?
국가대표가 되려면 남과는 달라야 한다. 대회에 나가서도 출발하기 전에 연습 그린에서 떠들고 그러는 선수가 많은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출발하기 전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연습하고 생각을 가다듬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습 시간도 남과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남보다 더 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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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골프의 초석, 국가대표 상비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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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골프 팀은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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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골프 팀은 어떻게 선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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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상비군 64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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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훈련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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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골프의 미래,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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